- 내달 1일 상임위원장 선거 취소
- 안건 처리 차질… 주민 비판 거세
경남 양산시의회가 내달 1일부터 후반기 의회운영을 시작하지만 의장단만 선출한 채, 상임위원회 설치 등 원구성도 못하고 ‘반쪽짜리 의회’로 출발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빚어져 시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 양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당초 후반기 의회 및 의장단 임기가 시작되는 내달 1일까지는 의장과 부의장, 3개 상임위원장(운영위·기획위·도시건설위)를 선출하고 상임위 배정도 끝내 원구성을 마무리 하기로했다. 하지만 의장과 부의장만 선출했을 뿐 상임위원장은 내달 1일 예정됐던 선거일정이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상임위 구성없이 후반기 의회를 시작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
상임위는 의사안건을 심의·의결하는 의회 필수기구로, 이 기구가 없으면 의회 운영을 할 수가 없다. 상임위원장 선출을 못한 것은 여야 모두 지난 25일 의장단 선거 파행 재연을 우려한 때문이다.
앞서 의장단 선거에서는 여야가 원만한 원구성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하기보다는 ‘역투표’ ‘이탈표’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의장선거에서는 민주당에서 사전 조율한 임정섭 도시건설위원장이 9표를 얻어 7표를 차지한 같은 민주당의 다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그는 당시 미래통합당에서 이탈표 1표가 나오지 않았다면 동률이 돼 결선투표에서 ‘연장자’ ‘다선우선 원칙’에 따라 같은 당의 경쟁후보에게 의장자리를 내 줄 뻔했다. 이 경우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고도 사실상 통합당에 의장자리를 뺏겼다는 등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릴 뻔 했다.
반대로 부의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의장선거에서 통합당의 예기치 않은 역투표에 자극받아 통합당이 미는 후보가 아닌 통합당의 다른 후보에게 대거 표를 던졌다. 이 바람에 통합당 지지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얻지못하고 2차 투표까지 가서야 같은 당의 경쟁후보를 겨우 한 표 차로 누르고 당선돼 통합당 역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부의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과정에서는 민주당 감표위원이 “통합당 의원의 기표용지에서 투표를 한 의원을 여야 감표위원이 모두 볼 수 있었다. 이는 비밀투표 원칙을 어긴 중대한 하자다. 표 단속을 위한 의도된 행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정회와 함께 의원 간 고성이 오가고 개함이 일시중단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양산시선관위가 ‘투표자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의도성이 명백하지 않으면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없다’는 회신을 내놓고 통합당 측에서 “기표자를 보여주거나 본 사실이 없다”고 밝힌 후에야 개표가 이뤄졌다.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보듯 여야 모두 단일대오가 지켜지지 않아 향후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재연되면 1석이 적은 통합당이 상임위장 3자리를 모두 차지하거나 아니면 민주당이 전반기처럼 싹쓸이 해 두당이 심각한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시민 김영문(54·양산시 중앙동) 씨는 “시의회가 후반기 출발부터 잘못된 국회모습을 닮은 것 같다”면서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