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회·총장추천위, 선거 앞두고
- 선거권자 수 하향해 세칙 개정
- 교직원 노조 “일방적 처사” 반발

부경대학교가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투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려고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국제신문 지난 22일 자 2면 보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부경대는 오는 30일 현장 투표 방식으로 재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24일 부경대 대연캠퍼스 앞에서 교직원 노조가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을 위한 재투표를 앞두고 관련 시행세칙이 개정된 것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경대는 24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및 추천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 개정안을 심의할 대학평의원회를 개최했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로 끝났다고 이날 밝혔다.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을 현장 투표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게 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부경대는 재투표를 오는 30일 오후 1시부터 대연캠퍼스 체육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투표를 앞두고 관련 시행세칙이 개정돼 교직원 노조가 반발한다. 이 대학 교직원 노조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투표 때 비교수 단체가 농성할 것에 대비해 교수회와 총장추천위원회가 투표를 유효로 인정하는 기준이 되는 투표자 수를 일방적으로 낮췄다”며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교육부와 선관위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경대에 따르면 최근 개정된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및 추천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이하 세칙)에 선거권자의 의미를 ‘투표 산정비율을 감안한 총선거권자 수’로 규정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및 추천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은 ‘선거권자의 과반수가 투표해 총장 후보자를 결정한다’고 정한다. 개정 세칙은 규정상 선거권자의 의미를 구체화했다.

부경대 총장임용후보자 투표에서 선거권자는 총 994명(교수 579명, 교직원 363명, 조교 18명, 학생 34명)이다. 개정 세칙을 적용하면 실제 투표하는 선거권자 수는 이전과 같지만 구성원별 투표 반영비율을 적용한 683.22명(교수 579명, 교직원 81.06명, 조교 5.79명, 학생 17.37명)을 총선거권자 수로 간주한다.

지난 17일 무산된 투표에서는 총선거권자를 994명으로 보고 진행됐고, 투표권자가 과반인 498명에 미달되자 무효로 처리됐다.

재투표를 할 때 개정 세칙을 적용하면 투표자가 683.22명의 과반인 341.61명 이상이면 해당 투표가 유효로 인정된다.

대학 관계자는 “재투표 때 개정 세칙을 적용할 수 있느냐를 두고 학내에서 의견이 갈리는데,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선거관리위원회와 논의해 재투표 전까지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