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의원들 “영향력 행사” 반발
- 연제구, 與 내분에 의장자리 뺏겨
- 부산진구는 자리 남발하다 역풍

하반기 기초의회 의장단 구성을 두고 잡음이 계속된다. 국회의원이 구의회 의장단 구성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는가 하면, 다수당이 내분으로 상대 당에 의장 자리를 내주는 어처구니 없는일까지 발생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장제원(사상) 국회의원 캠프 관계자가 더불어민주당 정성열 구의원을 고발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고발인은 정 의원이 지난 총선 때 민주당 배재정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장 의원의 아들 문제를 거론, 장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했다고 주장한다. 사상서는 고발인을 불러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정 의원을 불러 피고발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상구의회에 수사 개시를 통보했다. 고발인 조사를 마쳤지만 지금으로서는 정 의원에게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민감한 사안이기에 절차에 따라 조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 소속 사상구의원은 크게 반발한다. 오는 26일 사상구의회 의장단 선거가 예정돼 있어, 국회의원이 고발로 위협을 가해 기초의회까지 장악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것이다.

이번 사상구의회 의장 선거는 정 의원과 평소 장제원 의원과 가까운 미래통합당 A 의원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원이 11명인 사상구의회는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권경협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 여당과 야당 의원 수가 5명으로 같아 팽팽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구의원은 “이번 고발은 결국 차기 의장으로 유력한 정 의원을 흠집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을 당한 정 의원은 “지난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사에 개의치 않고 예정대로 의장 선거에 출마하겠다. 경찰 조사에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제원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고발은 의원실이 아니라 정 의원이 유세 중 장 의원 아들 문제를 집요하게 부각해 캠프 차원에서 고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 자리를 뺏기는 촌극도 벌어졌다. 지난 22일 연제구의회 하반기 의장 투표에서 6표를 받은 통합당 최홍찬 의원이 5표를 받은 민주당 이의찬 의원을 한 표 차로 누르고 의장으로 뽑혔다. 연제구의회는 의석수가 민주당 6석, 통합당 5석으로 전반기 박종욱(민주당) 의장에 이어 하반기에도 무난하게 민주당이 의장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내분으로 결과는 뒤집어졌다. 현재 민주당 부산시당은 반란표가 나오게 된 과정을 자체 조사 중이다.

하반기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상임위원회를 추가로 늘리는 조례안을 발의, ‘자리 나눠 먹기’라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9면 보도)을 받은 부산진구의회는 관련 개정안을 철회했다. 이 조례안은 문화복지위원회를 문화관광·복지교육위원회로, 안전도시위원회를 안전교통·도시관리위원회로 세분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자리만 늘어날 뿐 소속 의원의 업무는 변동이 없어 실효가 없으며,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주요 보직을 늘려 표를 얻고자 하는 선심성 개정 추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미희 김진룡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