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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확진자와 이틀간 접촉 176명…지역사회 집단감염 우려

러 화물선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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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천항 입항 전 고열 환자 3명
- 우리 관계기관에 미신고 논란
- 중대본 “검역법 따라 조처할 것”

- 러서 교체된 前 선장 확진 사실
- 국내 노동자 하역작업 뒤 통보
- 1시간 여 감염자와 뒤섞여 있어

- 전원 역학조사·진단검사 실시
- 확진자 더 늘어날 개연성 커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 아이스스트림호가 의심증상을 보인 선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산 감천항 입항 전에 우리나라 관계기관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스트림호 집단 감염의 최초 감염자는 발열 증상을 느껴 일주일 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 하선한 이 선박의 전 선장으로 파악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 선장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진다. 보건당국은 이번 사태를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규정하고 현실적인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의 코로나19 확진 선원들이 23일 하선해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확진 선장 블라디서 하선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인 아이스스트림호(3933t)는 러시아 베링해 인근에서 조업하다 남부 오제르노브스키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들렀다. 이후 발열 증상이 있는 선장을 포함해 승선원 50%를 교체한 뒤 지난 16일 출발, 21일 오전 9시께 감천항 동편 3부두에 들어왔다.

   
검역당국은 코로나 증상 및 하선, 오염지 경유 등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이 없다고 판단, 배에 올라가 승선원을 직접 검사하는 승선검역 대신 열감지 카메라 체크, 여권 판독, 건강상태질문서 등 서류상으로 확인하는 전자검역을 실시했다. 다음 날 항운노조원 34명, 검수사 3명, 하역사 3명, 수리공 6명이 아이스스트림호에 올라 하역작업 등을 시작했다. 하지만 작업한 지 1시간 여가 지나서야 선주(선박 대리점) 측이 하선한 전 선장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알려와 초비상이 걸렸다. 전 선장이 러시아 현지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선박 대리점이 신고하기 전까지 우리 방역·항만당국은 위험성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진 오전 11시께 아이스스트림호에서 진행되던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코로나19 진단검사는 같은 날 오후 1시30분께 시작됐다. 아이스스트림호가 우리나라에 입항한 뒤 이틀간 방역에 사실상 구멍이 뚫린 것이다.

■ 의심환자 미신고

화물선 선원도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었지만 신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권준욱 부본부장은 23일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입항 전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라 할 수 있는 고열환자가 3명 있었지만, 제대로 신고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며 좀 더 조사를 진행한 뒤 검역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검역법 12조에 따르면 감염병 의심 증상을 보이는 선원이 있을 때는 입항하는 국가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게 돼 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보건당국은 현재 도선사·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통역·해운 대리점·수리업체 등 26명과 하역 작업자 61명, 미확진 러시아 선원 5명 등 총 176명을 접촉자로 분류해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접촉자 중에는 해당 화물선과 거의 같은 위치에 정박해 있던 다른 선박(아이스크리스탈호)의 선원 21명과 하역 작업자 63명도 포함돼 있다. 두 선박은 같은 선사 소속이며 양측의 선원들이 서로 왕래했던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한다.

방역당국은 또 “러시아 당국이 발열 증세로 현지에서 하선한 선장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선박이 21일 오전 부산에 입항하고, 22일 선박 대리점이 신고할 때까지 약 이틀간 아무런 조처 없이 하역작업을 하고 선원들과 접촉하는 등 방역망에 ‘허점’이 생긴 것이다.

방역당국은 러시아 화물선발(發) 집단감염이 국내로 전파되는 게 아닌지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우리 국민 접촉자 중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확진된 선원 등과) 근접한 접촉이 이뤄졌는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진단 검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선박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전) 신고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임에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검역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2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149명으로 늘었다. 148번 확진자(남·53)는 카자흐스탄에서 비행기를 타고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KTX 해외입국자 전용칸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149번 확진자(남·35)는 파키스탄 국적이다. 이 확진자도 지난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두 확진자는 모두 무증상 상태다.
   

유정환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아이스스트림호 사태 일지

16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열 증상 있는 선장과 승선원 50% 교체하고 부산항으로 출발

21일 오전 8시10분

감천항 동편 3부두에 입항. 국립부산검역소 ‘승선검역’ 대신 전자검역 시행

22일 오전 9시

국내 항운노동자들이 화물 하역작업 돌입

        오전 10시

선주 측 “하선한 선장이 러시아에서 확진판정 받았다”고 검역당국에 통보

     오후 1시50분

검역당국, 선원 21명과 수리공 6명에 대해 검체 채취

         오후 2시

부산항만공사 항운노조와 협의 후 아이스크리스탈호 하역작업 중단 조치 및 노조원 별도공간에 격리조치

          밤 9시

아이스스트림호 선원 검사 결과 16명 확진

         밤 9시30분

부산시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 항운노조, 코로나 감염 대응회의 개최

        밤 11시50분

검역당국, 항운노조원 124명을 검체 대상자로 확정

23일  오전 8시

항운노조 대기실, 감천사업소, 항운노조 감천지부 등 방역실시

      오전 9시30분

부산청 부산항만공사 항운노조 물류협회 선사, 감천항 코로나 대응 운영대책회의 개최

          오후 1시

확진자 이송 동선 방역 실시

          오후 2시

수리공 6명, 도선사 1명 음성 판정(자가격리 중), 아이스크리스탈 선원 1명 확진 판정

          오후  7시

항운노조원 124명 중 27명 음성 판정(계속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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