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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드러낸 부산 공공의료 <4> 열정으로 버티는 간호사

보건소 감염병 업무 후순위…12개 구는 전담 간호직 없다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20-06-21 19:48:1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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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방접종 등 일반 업무 담당자들
- 전염병 사태 때 비상차출 비효율
- 전체 797명 중 435명 비정규직
- 근무 연속성 저하와 인력난 불러
- 의료기술직과 함께 정규직 절실

국내 공공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해 의사 간호사 의료기술직(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 등 모든 의료진이 사력을 다해 일한다. 부산지역 16개 구·군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 채취, 역학조사 등의 업무를 진행할 의사 수가 부족하자 대체 인력으로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이 투입됐다. 감염병 위기 상황 속 모든 의료진이 힘을 쏟았고 전 국민이 지켜보며 응원했다. 그러나 공공의료의 한 축을 맡은 간호사와 의료기술직들은 ‘열정 페이’에 지쳐간다. 특히 절반이 넘는 간호사 인력이 비정규직 형태로 일하고, 감염병 즉각 대응을 위한 보건소 내 감염병관리계(팀)에는 간호직 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 간호사, 의료기술직 등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의료 현장에서 간호사 등 의료진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 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의 ‘다목적 음압·양압 검체 채취 부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국제신문 DB
■간호직 제대로 배치해야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의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보건소 내 감염병관리팀에 감염병을 담당하는 간호사마저 찾아보기 힘들다. 16개 보건소 중 남·부산진·해운대구와 기장군 등 4개 보건소에서만 간호직이 감염병을 담당하고 있다. 감염병관리팀 소속으로 예방접종, 결핵을 담당하는 간호직이 있기도 하지만 감염병이 주 업무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염병이 확산하면 보건소 내 간호직들이 감염병관리팀으로 넘어가 업무를 맡는 상황이 펼쳐진다. 보건소 인력 구조가 비효율적으로 짜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감염병이 돌지 않을 때 관련 업무가 다른 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탓이다. 간호직은 평소에 예방접종, 결핵, 기본 진료실, 모자진료실, 금연 클리닉, 방문간호사, 치매, 의료인 차출 등의 업무를 해야 한다. 사스 메르스 등의 감염병 위기를 겪고 코로나19 상황이 터졌지만, 아직도 업무 우선순위 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선 공공의료 현장에서는 이런 인력 배치를 바꾸지 않으면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선제적 대처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의 한 보건소 간호직은 “감염병 위기 상황이 터지니 일을 하던 간호직 인력이 결국 감염병관리팀으로 다 투입된다. 평소 감염병을 담당하는 업무를 간호직이 맡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감염병에 있어서만큼은 더 적합한 인력이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보건소 의사의 비정규직만 문제가 아니다. 간호사 의료기술직도 비정규직의 굴레에 빠져있다. 매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각종 건강증진 사업 등을 추가해 보건소 인력을 늘려왔다. 각 사업에 따른 추진비로 인력을 채용하다 보니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형태가 돼버렸다.

특히 보건소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간호직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 부산시에 따르면 16개 구·군 보건소(지소·진료소 포함) 등에 배치된 간호직은 797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35명이 시간선택 임기제 기간제 임기제 등의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늘어나니 이에 따른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특정 업무만을 위해 채용해 감염병 위기 시 업무 투입에 애로를 겪는 등의 상황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일선 구·군이 간호직 인력 증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는다. 간호직을 늘리기 위해 행정직 등 다른 직렬의 정원을 줄여야 하는 탓이다. 정작 감염병이 돌고 공공의료가 중요해지면 공무원은 아니지만, 간호사 면허가 있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간호사가 감염 우려가 있는 선별진료소 업무 등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의료기술직도 마찬가지다.

연제구보건소 김혜숙 건강증진과장은 “선별진료소에 간호직을 투입할 때 두려움을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을 다독여 가면서 힘들게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비공무원의 수가 많다 보니 공공보건의료 본연의 순기능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하기 어려운 구조를 꼭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소 인력 정규직으로 전환하자

간호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의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이 고용 불안, 역할 한계 등에 시달리는데, 업무의 책임감만 강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없이는 공공의료의 강화도 요원하다. 공공의료 현장에서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노력과 더불어 지자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도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 해당 사안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시 박순경 건강관리팀장은 “비정규직의 인건비를 국비로 지급해 정규직으로 바꾸자고 요청했다. 정규직 공무원이 아니라도 무기계약직으로라도 전환해야 한다”면서 “일선 지자체도 이런 인력 보충을 위한 목소리를 정부를 향해 내야 한다. 그래야 공공보건의료가 조금이라도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룡 기자

◇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
  (지소·진료소 포함) 간호사 현황

구분

인원(단위: 명)

정규직

362

비정규직

435

※자료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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