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부실’ 드러났지만
- 예타 장벽·사회인식 미비 등
- 확충 가로막는 걸림돌 많아
코로나19 사태로 부산의 공공의료 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 7일 기준 부산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44명으로 서울 경기 대구 경북 등에 비하면 코로나19 확산을 잘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한 꺼풀만 벗기면 부실하기 짝이 없는 부산지역 공공의료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시가 운영하는 실질적인 공공병원은 부산의료원(약 550병상) 한 곳뿐이다. 노인전문병원 등 시립병원이 있긴 하지만 일반진료가 가능한 곳은 부산의료원이 유일하다. 부산대병원은 공공병원으로 분류되지만, 국립이어서 시가 운영에 관여하지 못한다. 지난해 2월 시의 지역보건의료계획을 보면 부산의 공공의료기관 비중은 2.5%로, 전국 평균 5.8%, 서울 4.2%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부산의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는 4117개로 국내 대도시 중에선 두 번째로 많지만,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 병상 비중은 6.2%로, 울산(0.7%)에 이어 최하위권이다.
부산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공병원 부족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부산의료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 되면서 입원해 있던 취약계층 환자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했는데, 한 환자는 지역 내에서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해 의료원을 나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숨졌다. 전남 목포까지 원정 치료를 하러 간 환자도 있었다.
공공의료 시스템 부실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부산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인데도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다. 역학조사관 부족도 문제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도는 2명의 역학조사관을 두게 돼 있으나 부산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2월 부산에는 역학조사관이 한 명도 없었다. 시는 부산대병원 소속인 부산감염병관리지원단 인력 3명을 한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해 역학조사관으로 활용하는 등 땜질 처방을 하다가 지난 4월 29일에야 1명을 임용했다.
공공의료 시설 확충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큰 걸림돌이다. 공공병원은 민간병원이 거절하는 취약계층의 진료를 떠맡다 보니 적자 운영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시는 서부산의료원(사하구)과 폐원된 침례병원(금정구)을 각각 서부산과 동부산지역 공공의료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서부산의료원을 짓는 데는 2187억 원(국비 865억 원, 시비 1322억 원)이 필요하며, 침례병원도 이와 비슷한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본다. 수익성을 본다면 두 병원 모두 예타 통과는 넘기 힘든 ‘큰 산’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병원을 사회 필수시설로 인식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김창훈 부산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공공병원은 학교 같은 사회 필수시설이다. 수익성을 앞세운 예타를 진행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