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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장애인 수 상위 5곳 동네마저 무장애 인증시설 전무

장애물에 갇힌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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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등록 장애인 17만5635명
- 금곡·반송2·다대1동 다수 거주
- 영구임대아파트 밀집지임에도
- 공적 기반시설 확충 노력 부족

- 번화가 서면·남포동·광복동 등
- 음식·소매·숙박시설 즐비 불구
- 휠체어 타고도 이용 가능한 곳은
- 부산진소방서·중구보훈회관뿐

장애인은 ‘도시 기반시설 이용’이라는 시민의 권리를 가장 빈번히 침해당하는 계층이다. 달리 말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무장애) 인증시설이 많을수록 이들의 권리는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 권리를 효율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장애인이 많이 사는 공간에 인증시설을 집중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나마 몇 안 되는 부산지역 인증시설마저 장애인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을 대거 외면한다.
   
부산 전체 지도 위에 색깔로 표시된 읍·면·동은 등록 장애인 수 상위 7개 동네다. 도농복합지역인 기장군을 제외한 도심 5개 동엔 배리어 프리 인증시설이 한 곳도 없다. 이들 동네는 영구임대주택이 밀집한 공통점도 있다.
■진짜 필요한 곳은 비껴가

지난 4월 30일 기준 부산 16개 구·군에 등록된 장애인은 모두 17만5635명이다. 205개 읍·면·동별로 보면 장애인이 가장 많은 동네는 북구 금곡동(3731명)이다. 기장군 기장읍(3155명)과 정관읍(2858명)이 뒤를 잇는다. 해운대구 반송2동(2764명), 사하구 다대1동(2646명) 다대2동(2310명), 사상구 모라3동(2592명)이 그다음이다. 도농복합지역의 특수성이 있는 기장군 2개 읍을 제외하면, 금곡동부터 모라3동까지가 등록 장애인 수 상위 5개 동이다.

그러나 이 5개 동네 중 배리어 프리 인증시설이 하나라도 설치된 지역은 전무하다. 특히 금곡동에 사는 장애인은 인접 지역으로 시야를 넓혀봐도 인증시설을 찾기 어렵다. 금곡동은 전체 장애인뿐 아니라 휠체어 이용률이 높은 지체·뇌병변 장애인(2061명)도 가장 많은 곳인데, 가까운 북구 화명1·2·3동과 덕천1·2·3동에 조차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하나도 없다.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구포시장까지 가야만 배리어 프리를 경험할 수 있다. 사하구 하단1·2동도 비슷하다. 이곳과 경계를 맞댄 장림2동엔 ‘신장림사랑채 노인복지관’ 한 곳이 유일한 인증시설로 등록돼 있다.

이 동네들은 영구임대주택이 밀집한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금곡동엔 1994년 조성된 금곡동주공1·2·4단지에 모두 4496세대가 산다. 반송2동엔 1991년·1995년 지어진 2개 단지(2760세대), 다대1·2동엔 1992~1996년에 생긴 다대3·4·5단지(4777세대) 영구임대주택이 있다. 모라3동에도 1992년·1993년 들어선 모라1·3단지 영구임대주택에 4914세대가 거주한다. 영구임대주택엔 장애인과 노약자 거주 비율이 높다. 적지 않은 취약 계층이 사는데도 변변한 인증시설 하나 없다는 얘기다. 2015년 7월 29일 이후 신축된 공공기관 건물은 의무적으로 배리어 프리 본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취약계층 거주지엔 공적 기반시설의 확충 노력 자체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심에도 몸 편한 곳 없다

   
부산의 한 영구임대주택 단지 전경. 영구임대주택엔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많이 거주하지만, 주변에 배리어 프리 시설이 전혀 없다. 국제신문 DB
여러 핵심 기능이 밀집된 공간에서도 배리어 프리는 아득하고 멀다. 부산의 중심인 서면(부산진구 부전동)은 2018년 기준 월평균 82만2972명(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자료)이 오갔다. 읍·면·동별 유동 인구로는 부산에서 부동의 1위다. 소비와 유흥,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금융 등 상업과 교통 기능이 이곳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 건물 역시 빽빽이 들어섰다. 지난 1월 기준 국토교통부 공간정보포털상 건축물대장에 등록된 부전동의 건축물은 모두 2363개다. 소매점 같은 서면의 주요 생활시설(근린생활시설)이 1282개로 대부분이다. 숙박시설(150개) 업무시설(99개) 등도 즐비하다. 부전동 1.94㎢에 몰린 이 수많은 건물 중 ‘시민이 신체적 여건과 관계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공공의 인증을 받은 곳은 단 하나, 부산진소방서다. 소방서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방문할지는 의문이다.

원도심 상징인 중구 남포동 광복동도 사정은 같다. 이 두 곳에는 모두 631개의 건물이 건축물대장에 등록돼 있다. 대부분(65.5%)이 일반음식점 같은 근린생활시설이다. 이 중 휠체어를 탄 시민이 인파를 헤집으며 남포동 BIFF거리를 지나는 동안 잠시라도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은 하나도 없다.

중구 전체로 확장해봐도 영주동에 있는 중구보훈회관이 유일한 배리어 프리 인증시설이다. 부산의 중심가에서 취약계층이 수많은 시민과 함께 부대낄 공간은 1평도 없는 셈이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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