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에 사는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내용의 부산시 조례안이 탄생했다. 앞으로 부산에서는 재개발 사업을 하려면 길고양이의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

　부산시의회는 시의회 남언욱 해양교통위원장이 발의한 ‘부산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일부 개정안’이 지난 11일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8일 밝혔다. 개정 조례안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조례안의 골자는 공사 업체가 부산 재개발지역에서 공사하기 전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길고양이의 이주·보호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장은 관련 대책이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공사 관련 허가를 보류할 수 있다.

　동물 관련 조례가 아닌 도시환경 정비 조례를 통해 길고양이를 구제하도록 하는 시도는 전국에서 부산이 처음이다. 앞서 부산에서는 2018년 해운대구 반여동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 구호에 나선 고재규 씨의 사연(국제신문 2018년 6월 21일 자 9면 등 보도)이 알려지며 전국에서 구호 물품이 답지하는 등 관심을 끌었다.

　남언욱 위원장은 “당초 동물복지법을 근거로 조례를 만들려 했지만 실제로 공사 업체를 제약할 근거가 없어 도시정비법 쪽으로 노선을 틀었다. 관련 내용을 마련하고 실제 통과하는 데 1년6개월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시의회의 이러한 입법활동을 환영했다. 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재개발지역은 길고양이 안전의 사각지대였고, 캣맘 등 개인 활동가들이 구호 활동을 벌이며 어려움이 컸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인 만큼 해당 조례안이 시행되는 데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