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 관련 미성년자 확진 11명
- 이중 2명은 발열 등 증상 없어
- 모두 2차 감염 … 더 늘 가능성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영향으로 미성년자 확진자가 늘면서 등교 개학을 재차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교육부는 고3 등교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나머지 학년도 현재는 등교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 확진자는 11명(9.2%)이다. 모두 이태원 유흥시설 등을 다녀온 학원·과외강사와 접촉해 2차 감염됐다. 학원강사인 인천 102번 확진자(25)와 접촉한 학원 수강생(고교생) 6명이 감염됐고, 수강생의 친구 1명도 확진됐다.

이 강사에게 과외를 받던 중학생 1명과 그 학생의 쌍둥이 남매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정 판정을 받았다. 이미 3차 감염까지 일어난 데다 신도 1000여 명인 교회에 갔던 학생도 있어 추가 감염 가능성이 있다.

확진 학생 중 2명은 발열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등교 개학이 시작됐다면 감염된 줄 모르고 학교생활을 하다가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서울에서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인 한 예술고 학생이 연휴 때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는데, 이후 두 차례 등교해 실기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감염이 잇따르고, 추가 감염까지 우려되면서 일각에서는 등교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등교가 시작되면 아무리 방역에 힘쓰더라도 2, 3차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우려해서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용한 감염 우려가 있어서 20일로 예정된 등교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교육부, 지자체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등교 개학을 더 늦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이태원에 다녀온 학생 교직원이 있는지 조사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부산의 경우 연휴 기간 이태원에 방문했던 원어민 영어교사 20명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외 교직원 방문자 11명 중 10명은 음성으로 확인됐고, 1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시교육청은 학원도 전수조사해 강사 2명이 이태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중 1명은 지난 11일에 방문했고, 나머지 한 명인 외국인 강사는 진단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지역 학생은 초중고 모두 조사한 결과 7명이 이태원 방문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명은 음성이고, 1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5명은 검사를 원하지 않아 시교육청이 설득 중이다.

전국적으로는 지난달 24일~지난 6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교직원은 4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어민 보조교사·강사가 34명, 일반 교직원이 7명이었다.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는데, 40명은 음성이고 원어민 1명은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클럽에 가지는 않았지만, 연휴기간 이태원 번화가를 방문했던 교직원은 총 880명이었다. 원어민 교사·강사가 366명, 일반 교직원이 514명이다. 이 가운데 641명이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지금까지 양성 판정이 나온 교직원은 없다.

교육부는 오는 20일로 미룬 고3 등교 개학을 예정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3의 다음 주 수요일(20일) 등교수업 연기 여부를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나머지 학년은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하겠지만 현재는 연기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