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로 수출된 국산 담배 64만 갑을 환적화물로 위장해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는 그동안 부산세관이 적발한 담배 밀수의 단일 사건 압수량으로 최대치다.
부산본부세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37)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공범 B 씨를 불구속 송치하고 달아난 또 다른 공범을 쫓고 있다. 세관에 따르면 A 씨 등은 최근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로 수출된 시가 28억 원 상당의 국산 담배 64만 갑을 부산항을 거쳐 중국으로 보내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현지에서 국산 담배를 대량으로 사들여 컨테이너에 실어 캄보디아로 보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품명을 여행용 가방으로 위장한 후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으로 가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부산항에 반입했다. 부산항 반입 이후에는 중국행 선박에 적재한다는 이유로 국산 담배가 든 컨테이너를 부산항 북항에서 신항으로 운송하다 강서구의 한 창고로 옮겼다.
이들은 이곳에서 밀수 담배를 즉시 빼돌리고, 미리 준비해둔 여행용 가방을 담배가 있던 컨테이너에 옮기던 중 세관 직원들에게 적발됐다. 세관 조사 결과 A 씨 등은 담배와 여행용 가방을 바꿔치기하려고 사전에 빌린 비밀창고에 작업 인부, 여행용 가방, 컨테이너 봉인을 증명하는 ‘컨테이너 씰(seal)’까지 준비했다. 40피트 컨테이너를 꽉 채운 담배와 여행용 가방을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에 불과했다.
수출된 국산 담배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1갑 가격이 1000원 정도다. 이들의 밀수가 성공했다면 약 21억 원의 국고가 누수됐을 것으로 세관은 추산했다. 압수된 담배는 모두 소각 처리된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