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군·소방본부 등 탐문 허탕
- 흔적 없어 원인 규명도 불가능
- 가스공사 “외부에서 유입 추정”
- 화학품 운반차량 가능성에 무게
부산 기장군 전체 면적 3분의 1에 달하는 지역이 원인 모를 가스 냄새로 뒤덮이는 일이 발생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주민이 불안해한다.
6일 기장군과 부산소방재난본부, 한국가스안전공사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일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기장읍과 일광면 일대에서 “가스 냄새로 추정되는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신고는 모두 21건으로 3분에 한 건씩 이어진 셈이다. 신고 내역을 보면 “가스 냄새가 난다”고 최초 신고된 지역은 일광해수욕장 인근이다. 이후 동풍을 타고 악취가 퍼지면서 교리 철마 반송 등의 주민도 잇따라 신고했다. 기장읍과 일광면의 면적은 기장군(218㎢) 전체의 약 34%이다. 이곳에 기장군 인구(16만8142명)의 41.5%(6만9738명)가 거주한다.
군과 소방, 가스안전공사는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을 탐문했다. 하지만 이날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일대 공사장과 차량용 LPG 가스 충전소 등을 샅샅이 살폈지만 특이 동향을 찾지 못했다. 혹시 선박에서 발생한 냄새인가 싶어 해당 시간대 인근 해변을 지난 선박이 있는지 알아봤지만 한 척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냄새는 물리적인 흔적을 남기지 않는 만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추가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5일 오후 5시부터 이날 현재까지 더는 유사한 신고가 없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측은 악취가 외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공사 관계자는 “도시가스 배관에는 이상이 없었으며 냄새의 원인이 가스인지도 불분명하다. 일반 가정집에서 가스가 일부 누출된 정도로는 이렇게 넓은 지역에서 악취가 1시간 넘게 지속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원인을 화학약품을 실은 차량으로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가스 냄새와 유사한 악취를 풍기는 화학약품을 적재한 차량 등이 일광해수욕장에서 교리 철마 반송 등지를 순차적으로 지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광면에 사는 한모(42) 씨는 “사고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해당 악취가 몸에 해로운 것인지, 다시 비슷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부산에서는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2016년 7월 21일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해운대구 중동, 남구 대연동, 동구 초량동, 사하구 괴정동, 강서구 명지동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가스 냄새로 추정되는 악취가 난다”는 시민 신고가 200여 건이나 접수됐다. 당시 민관 합동조사단 또한 부취제(환경오염·유해물질 등의 유출 여부를 냄새로 식별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을 뿐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