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경남 김해시 조만강변에 추억의 청보리밭이 들어서 시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연휴를 맞아 코로나19에 지친 시민이 많이 찾는 명소로 변하고 있다.

3일 조만강 생태체육공간에 조성된 청보리밭을 찾은 연인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김해시 제공

김해시는 칠산서부동 일대 조만강 생태 체육공원의 버려진 부지를 활용해 청보리밭을 조성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1억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4.3㏊ 부지에 보리를 파종해 현재 키가 30~40㎝로 자랐다. 청보리밭 옆에는 볼거리 차원에서 1.3㏊에 연꽃밭, 꽃창포 등 수생식물 군락지도 만들었다.

일조량이 좋아 올해 풍작을 이뤘으며,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흡사 파도가 치는 것과 같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보리밭 속에 사잇길 300여 ｍ를 군데 군데 만들어 다니기 쉽게 만들었다.

포토존과 햇살존, 모래놀이존 등의 부대장치를 만들어 연인이나 가족단위 탐방객들이 편하게 즐겨 찾도록 했다.

이곳을 찾은 최철호(56·장유3동)씨는 “옛날 보리밭길을 걸으며 등교했던 유년 시절이 떠오른다. 힐링장소로 제격이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청보리는 지난 1970년대 잡곡 장려 시절에 주로 재배했지만 현재는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재배가 급감했다. 이에 시는 동심 소환 차원에서 청보리밭을 조성하게 됐다.

시는 오는 8월께 2ｔ의 보리를 수확해 보리차로 만든 뒤 이 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농약을 치지 않은 건강식이어서 시민들 사이에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수확 때 부산물로 나오는 보릿대는 축산농가에 소 먹이로 제공하기로 했다. 올 10월 또 청보리를 파종해 내년에도 더욱 건강하게 자란 보리밭을 감상할 수 있다. 조만강은 김해를 지나 서낙동강과 합류해 바다로 흘러가며 겨울이면 청둥오리 등이 찾는 철새도래지로 변모한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