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 자제 권고에도 아랑곳
- 환경단체 “무작정 심으면 안 돼”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가 환경부 권고를 무시하고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 분홍쥐꼬리새(핑크뮬리·사진) 군락지를 추가로 조성한다고 나서 논란이 인다. 환경단체는 외래종 난립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면 복구가 쉽지 않다며 반발한다.
낙동강관리본부는 올가을 대저생태공원의 핑크뮬리 군락지를 예년보다 1335㎡ 확대해 1만5790㎡ 규모로 조성한다고 29일 밝혔다. 대저생태공원에는 지난해까지 1만4455㎡ 규모 핑크뮬리 군락지를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볏과 식물인 핑크뮬리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2014년께 원예 목적으로 국내에 처음 반입됐다. 핑크뮬리 군락지는 가을이면 분홍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인증샷’ 명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부산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군락지를 조성했다. 2018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심은 핑크뮬리의 규모는 축구장 면적의 15.7배인 11만1988㎡에 달한다. 환경부는 지자체가 꾸준히 재배 면적을 넓혔고, 개인이 직접 심은 군락지도 있을 것으로 추정돼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
각 지자체가 빠른 속도로 외래종인 핑크뮬리의 식재 면적을 넓히자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환경부는 생태계 위해성 평가를 시행해 핑크뮬리를 생태계 교란 식물 다음으로 높은 2등급으로 분류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핑크뮬리가 생태계에 끼치는 위해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계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향후 어떤 위해성이 드러날지 알 수 없어 각 지자체에 핑크뮬리 식재 자제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낙동강관리본부는 올해 핑크뮬리 군락지를 지난해보다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환경부로부터 생태계 위해성 평가 결과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 다만 매년 시민 반응이 열광적이라 군락지 추가 조성에 나섰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낙동강관리본부는 하천 점용허가를 받은 2025년까지 대저생태공원에 핑크뮬리 군락지를 계속해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자제 권고에도 낙동강 관리본부가 오히려 핑크뮬리 군락지를 확대하기로 하자 환경단체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환경부가 신속하게 생태계 위해성 평가를 할 정도면 각 지자체는 환경부 권고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했고 복구에 큰 비용과 노력이 들었다. 단지 대중적 선호를 이유로 무작정 외래종을 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