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빈단 고발장 검찰서 넘겨 받아
- 내사 단계서 본격 수사로 전환
- 구체적 범죄 소명 후 소환 할 듯
- 서울남부검찰청 접수 고발건은
- 부산경찰청 이첩되면 함께 수사

- 吳,사퇴 발표 나흘째 행방 확인 안돼
- 지난 주말 거제 머물다 다른 곳 옮겨
- 통상 10일내 관사 퇴거… 곧 짐 뺄듯

경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을 놓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앞으로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일 오 시장이 사퇴한 직후 나흘 만에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한 경찰이 2차 피해를 차단하면서 피해자 진술을 받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오후 부산시청 대회의실 벽에 역대 부산시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나흘 전 사퇴한 오거돈 전 시장의 사진은 아직 걸리지 않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시민단체 고발 접수해 수사 전환

부산경찰청은 검찰로부터 시민단체인 활빈단의 오 전 시장 고발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고발자를 상대로 조사를 먼저 진행할 예정이며,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측은 2차 피해 등을 우려하며 아직 고소 계획을 밝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성폭력 사건 수사는 피해자 진술을 우선 확보한 뒤 가해자 조사가 이뤄진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측에서 언론보도 등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아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소나 처벌 의사 유무는 결정되면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일단 고발자와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뒤 피의자 신분인 오 전 시장을 부를 계획이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을 당장 소환하지 않고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뒤 수사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범죄 소명이 이뤄지지 않아 피의자 소환 단계는 아니라는 게 경찰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의 성추행을 입증할 증거가 될 수도 있는 시장 집무실 CCTV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사건 실체 파악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게다가 오 전 시장에 대한 조사가 바로 이뤄지지 않아 그사이 증거가 인멸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각의 우려만을 이유로 피의자 소환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증거가 인멸되지 않게 할 나름의 조처를 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사는 피해자와 피의자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 전 시장의 범죄 혐의 여부를 가리는 핵심 증거가 확보돼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신고를 기다리며 성폭력상담소와 접촉 중”이라면서도 “추가 증거가 있는지를 놓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피해자 진술 및 주변 인물을 통해 추가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지난 24일 오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건은 서울남부검찰청에 접수됐다. 향후 사건 발생 장소와 관계인 주거지 등을 고려해 부산으로 이첩돼 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오 전 시장은 어디에?

경찰은 강제추행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오 전 시장의 소재를 아직은 파악하지 않고 있으나, 피고발인 및 피해자 조사 후 본격적으로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지난 23일 전격 사퇴한 오 전 시장의 행방은 나흘째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수영구 남천동 관사는 물론 해운대 자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시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이날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1시 부산시청 기자회견 이후 오 전 시장의 행방은 알려진 것이 없다. 오 전 시장은 사퇴 전날 오전 8시께 관사를 떠난 이후 다시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관사 한 관계자는 “사퇴 이후 일부 기자의 문의 전화가 몇 건 있기는 했지만 우리도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2018년 7월 1일 취임 이후 관사에서 생활해왔다. 관사에서 통상 10일 이내로 퇴거하는 전례가 있어 조만간 오 전 시장은 짐을 모두 뺄 것으로 보인다. 사퇴 기자회견 며칠 전 개인 짐을 일부 뺐다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관사로 들어오기 전 오 전 시장 내외가 거주했던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도 오 전 시장은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는 오 전 시장 형제 소유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 역시 오 전 시장의 행적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 전 시장 내외는 지난 주말 경남 거제도에 머물다가 현재는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이승륜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