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로 정무라인 전원이 면직 처리된 데 이어 오 전 시장 재임 때 임용된 개방형 직위 공무원 거취를 놓고도 갈등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23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이날 오거돈 부산시장은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부산시에 따르면 27일 본청에 16명, 경제자유구역청에 2명 등 모두 18명의 개방형 직위 공무원이 있다.

3~4급인 이들 공무원은 시가 내·외부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 절차를 거쳐 임용됐다.

이용주 보건환경연구원장과 송양호 물 정책국장을 뺀 16명은 외부인사다.

오 전 시장 사퇴와 함께 별정직 13명과 전문계약직 2명 등 정무라인 15명은 오 전 시장 사퇴와 함께 자동 면직 처리됐지만 이들 개방형 공무원은 면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은 계약 기간까지 임기가 보장됐기 때문에 당사자가 사직 의사를 나타내지 않는 이상 면직 처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시청 내부에서는 개방형 공무원 거취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직업 공무원들은 개방형 공무원들이 ‘알아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년 넘게 시청에서 근무한 한 공무원은 “개방형 공무원은 행정의 전문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갑자기 들어왔는데, 시청 내부에선 그들의 업무 전문성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 개방형 공무원은 “객관적인 공모 절차에 따라 임용됐고, 계약 기간까지는 임기를 보장받았다”며 “자진 사임 같은 얘기가 구체화 되면 또 다른 ‘블랙리스트’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오 전 시장 취임과 함께 정무라인과 개방형 공무원들이 대거 시청에 입성, 시정을 좌지우지하면서 직업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개방형 공무원들이 고위직을 차지함에 따라 직업 공무원들이 승진 기회를 빼앗기는 결과가 초래돼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간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많았다.

오 전 시장이 임명한 고위직 50여 명 정도가 부산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25곳에도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실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