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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뉴노멀’ 시대 <3> 교육, 위기를 기회로

‘학교’라는 학습공간 잃어버린 교육현장…단순 온라인 수업 대신 미래교육 준비를

  •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   입력 : 2020-04-13 20:12:50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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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탓 부산도 온라인 개학
- 교사 3만 명 교수법 연수 받고
- 태블릿PC도 2만대 넘게 보급
- 신기술 활용한 학습법 시도

- 임시방편 온라인 강의 넘어서
- 온라인으로 기초 학습하고
- 교실서 모여 면대면 토론하는
- ‘블렌디드 러닝’ 대비 필요
- 기존 교사 역할도 재정립해야

교육의 위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학생은 학습을 위한 질서와 편의를 제공하던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잃었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이제 학교의 역할은 가상 공간으로 옮겨갔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온라인 학습은 우리가 알던 학교 교육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이기에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육 현장은 이번 위기를 기회로 본다. 그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교수·학습법 혁신 시도가 장비·경험 부족으로 보편화되지 못했지만, 이번 ‘역병의 강요’는 지금까지 추진된 어떤 계획보다 큰 규모로 인프라와 에듀테크 활용의 경험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부산 부산진구 한 고등학교 텅 빈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온라인 인프라·경험 팽창

고3 중3 온라인 개학 이틀 전인 지난 7일 부산 동아고등학교에서는 공개 원격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생명과학 원격수업에서는 곽숙정 교사가 화상회의 도구 ‘줌’을 이용해 실시간 쌍방향 강의를 했다. 곽 교사는 미리 배포한 활동지를 화면에 공유하고, 칠판 대신 화면에 글을 쓰면서 인체 기관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생리 작용을 설명했다. 곽 교사는 “수업 내용을 학습지에 기록하고 사진으로 촬영해 오후 5시까지 밴드에 올려라”고 과제를 냈다. 온라인 개학 이후 모든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런 형태가 미래의 교육이 될지도 모른다.

정보통신기술을 교육에 접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에듀테크’는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컴퓨터에 설치된 학습 소프트웨어를 보고 학생이 혼자 공부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화면에 출력된 문제를 보고 답을 입력하면 정·오답 여부를 표시하는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1990년대에는 각 교실에 컴퓨터와 대형 모니터 같은 기자재가 보급됐고, 수업 중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됐다.

당시 정보통신기술은 지금처럼 교사와 학생이 상호 소통할 기반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이런 기반은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클라우드 플랫폼과 협업 도구가 등장하면서 구축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스마트기기 보유자 수가 충분치 않았고, ‘지금껏 해온 기반 수업보다 얼마나 뛰어나겠느냐’는 심리적 벽을 허물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학교라는 학습 공간을 잃어버린 지금, 교사든 학생이든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수·학습법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부산시교육청이 학교에 보급한 태블릿 PC는 5130대에 불과했는데,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면서 2만2981대로 늘렸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쌍방향 수업 역량 강화도 관심 있는 교사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시교육청 주도로 3만2346명이 관련 연수를 받았다. 온라인 학습 교사 연구회도 10개 팀을 지정해 운영하는 등 에듀테크 활용 기반과 경험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다.

■학습자 중심 온·오프 융합 설계를

   
학교에서 온라인 학습이 본격화됐지만, 현재의 원격수업을 미래 교육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시간이라는 점만 빼면 사교육 업체가 제공하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학생이 소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교육 관계자가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는 임시방편일 뿐, 미래 교육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움직임은 없다.

이번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고 온라인 학습을 활용한 교수·학습법을 체계화하면 지식 전달에 치우친 학교 교육을 학습자 중심 교육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교사가 많다. 백산초 배창섭 교사는 “학교에서 모둠활동을 하면 학생들이 자료 조사와 발표로 역할을 나눠 협업이 아닌 분업을 한다. 그런데 구글 프레젠테이션 같은 온라인 학습 도구를 이용해보니 학생들이 플랫폼에 모여 모든 과정을 함께 풀고 교사는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에서 사회성을 배우는 것 또한 교육의 한 측면이라는 관점에서 온라인 학습의 한계는 명확하다. 온라인 학습으로는 체육·예술 교육을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미래 교육은 온라인 학습과 면대면 학습이 혼합된 ‘블렌디드 러닝’으로 흐를 전망이다. 학생들이 기초 학습은 온라인으로 하고, 학교에서는 토의·토론하는 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 재정립이 중요하다. 강의 전문가이자 학급 관리 전문가였던 교사의 역할은 앞으로 학습 설계·관리 전문가로 변해야 한다. 시교육청 전영근 교육국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지나오면서 쌓은 경험을 자산 삼아 미래 교육을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직 전문화 계기로

개학이 한 달 넘게 연기된 후폭풍은 교사 학생 학부모 외 교육공무직에도 미쳤다. 조리원을 비롯한 방학 중 비근무 교육공무직이 출근하지 못해 급여를 받지 못하면서 갈등이 일었다. 시교육청이 차후에 받을 각종 수당을 선지급하는 내용으로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교비정규직노조는 개학 연기 기간은 방학이 아닌 휴업이므로 정상적으로 업무를 배정하고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립했다. 온라인 개학 이후에는 학교에 출근하는 교사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려 했지만, 영양사 등이 학교급식법에 따라 급식 대상이 학생에만 한정된다는 점을 들어 거부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교육 현장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우려된다. 학비노조 부산지부 이기윤 정책국장은 “환경 변화에 따라 근무 일수나 임금을 줄일 게 아니라 교육공무직의 노동 강도를 덜고, 남는 인력은 연수를 받게 하면 교육 현장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부산지역 학교 원격수업 인프라 현황 ※자료 : 부산시교육청 

태블릿 PC

2019년 5130대 → 2020년 2만2981대
(구매 2만 대, 기타 지원 2981대)

교원 연수 실적 

3만2346명 (지난 6일 현재)

시범학교

6곳 (광남초 강동초 연포초 동수영중 동아고 부산과학고)

온라인 학습 교사 연구회 

10개 팀 (초 3팀, 중 1팀, 고 6팀) 지정·운영. 팀당 300만 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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