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n번방 성착취 공범 처벌 촉구. 사진=연합뉴스
|
불법 성 착취물 공유 사건인 ‘n번방’ 사건을 두고 조주빈(24) 등 주동자뿐만 아니라 영상을 시청한 ‘관전자’ 모두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단순 시청만으로는 처벌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을 판매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 또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영상물을 휴대전화 등에 저장하지 않은 채 단순히 재생만 한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메신저를 통해 공유된 영상을 보거나 링크를 타고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 영상을 스트리밍하더라도 죄를 따지기 어렵다.
이에 정부는 n번방에서 공유된 영상물이 성 착취 등 죄질이 나쁜 범죄를 통해 제작됐을 뿐 아니라 시청한 사람들이 우연히 영상물을 접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시청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는 것과 달리 영상물에 접근할 수 있는 차등적인 권리가 있었다면 사실상 ‘소지’로 봐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며 “이 논리에 따르면 입장료를 받아 차등적 접근 권한을 부여한 n번방 사건의 경우 영상을 소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을 지불하고 회원이 된 경우는 영상물에 접근할 권한을 획득하는 셈이므로 단순 시청이 아닌 ‘소지’ 행위로 처벌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 착취 영상물 피해자가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닌 성인인 경우 가해자들에 대한 죄를 묻기 더욱 어려운 만큼 별도의 입법을 통해 이들을 처벌할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영상물이라 하더라도 이를 반포·전시하지 않고 소지만 하는 경우는 처벌되지 않는다. 범죄 행위로 만들어진 영상물이어도 피해자가 성인이라면 단순 소지로는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
피해자가 본인을 스스로 촬영한 것일 경우에는 이를 타인이 유포하더라도 처벌이 힘들다. n번방 사건과 같이 협박과 강요에 의한 촬영이더라도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찍은 경우 협박죄 등으로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성폭력 범죄로 적용되기는 어렵다.
n번방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국회는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개정 성폭력처벌법)을 발의하고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 전 해당 법안들의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은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