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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55> 바가바드와 바그다드:송가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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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3-19 19:47:4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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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전쟁을 하게 되었다. 왕자는 신에게 질문했다. “그깟 왕위가 뭔데 사촌 형제들을 죽이면서까지 전쟁해야 하나요?” 생명, 사랑과 평화를 주관하실 신은 전쟁 하지말라 했을까? 뻔한 생각을 깨고 신은 이렇게 답했다. “형제 아니면 전쟁하고, 형제이면 전쟁 안 한다는 속 좁고 어리석은 집착에서 벗어나라. 정의를 지키는 왕자의 사명으로 마땅히 전쟁하라.”

바가바드 기타와 바그다드 시티.
이렇게 시작하는 힌두교 경전이 ‘바가바드 기타’다. 성신(聖神, Bhagavad)을 위한 송가(頌歌, Gita)다. 기원전 400여 년부터 쓰여진 700여 서사시 모음집(詩篇)이다. 이로 인해 브라만교는 대전환된다. 성직자가 우주 절대 진리와 합일을 이루려는 명상 요가에서 벗어나 일반인이 지혜를 지니며 신에게 올리는 실행 요가로 바뀐다. 여기서 요가(Yoga)는 운동법이 아니라 행동법이다. 어느 카스트 계급에 속하든 어떤 일을 하든 이기든-지든 되든-안 되든-잘되든-못 되는 결과에 관계없이 자기 사명에 충실하면 신을 위한 참된 행동이라는 뜻이다.

바가바드에 담긴 현실사상은 힌두이즘의 정수 요체 핵심이 되며 마하트마 간디 등의 성인에게 막대한 영향을 줬다. 지금 인디언들 일상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바가바드와 발음이 비슷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신의 정원이란 뜻으로, 신이 내린 도시였다. 알라딘, 알리바바, 신드바드 등 이야기가 담긴 아라비안나이트(千一夜話)의 고장이다. 지금 바그다드에서 어려움을 겪는 무슬림에게도 바가바드에 담긴 요가 사상이 형통하면 좋겠다. 이 또한 힌두신 크리슈나의 뜻이며 절대신 알라의 뜻이길 바란다. 다만 과연 무엇이 옳은 정의를 위한 참된 행동인지가 모호하다. 인간이 더 깊이 성찰할 이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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