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이 다시 2주 더 연기되자 학부모의 시름도 깊어진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교육부의 개학 연기 결정에는 찬성하면서도 장기간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데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17일 오후 교육부의 3차 개학 연기 방침이 발표되자 9살과 5살 자녀를 둔 전업주부 A(여·39) 씨는 “학교와 유치원 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면서도 “아이들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더는 무엇을 하면서 개학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들의 사정은 더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있는 B(여·43) 씨는 “이달 들어 지금까지 친정 부모가 아들의 보육을 전담하면서 남편과 돌아가면서 휴가를 내 보조했다”며 “가뜩이나 지칠 대로 지친 친정엄마에게 또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죄송해서 말을 못 하겠다. 그렇다고 긴급돌봄서비스를 이용하자니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돼 망설여진다”고 털어놨다.

초등학생 딸아이를 돌보는 직장인 C(여·38) 씨는 이날 개학 연기 결정이 나오자 경기도에 있는 친정으로 아이를 보내기로 했다. C 씨의 사정을 안 지인들이 ‘가족돌봄 휴가’ 사용을 제안했지만 문제는 급여다. 사내 규정에 따라 가족돌봄휴가는 평일 닷새를 통째로 묶어서 내야 하는데 하루 정부보조금이 5만 원에 불과하다. 주말에 출근해도 회사 형편상 수당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휴가가 닷새를 넘기면 근무 일수를 못 채운 것이 돼 기본급도 온전히 나오지 않는다.

자녀의 스트레스를 걱정하는 학부모도 상당하다. D(40) 씨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렇게 장기간 집에서 지내다 보니 아이들도, 부모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매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