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고심… 오늘 발표 유력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세가 둔화하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아직 완화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사회 유행을 막기 위해서 최소 2~3주 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해외에서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 이어진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인식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국민의 불편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고,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가중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전국적으로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감염이 산발적으로 나타나므로 적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예외 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역별로 차등적으로 권고하는 방안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금 상황에서 그만두거나 느슨하게 권고하면 교회나 PC방, 노래방 등에서 경험하는 집단감염 사례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고위험군에서 중증·위중 환자가 늘어나면 현재도 중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의료계가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며 “유행이 통제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강력하게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는 8236명이며, 이 중 80.7%는 집단감염 사례다. 1명의 감염자가 교회 등 밀폐된 공간에서 수십 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이상 거리두기를 완화하거나 지역별로 달리 권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거리두기를 좀 더 끌고 가 감염의 고리를 끊어버린다면 장기전에 돌입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당국은 본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유지하면서 개학도 2주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는 오는 23일로 연기된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의 개학을 다음 달로 연기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개학이 이미 두 차례 연기됐지만,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대한감염학회도 정부에 초중고교 개학을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감염학회는 “지역사회 전파의 역학적 중심이 될 수 있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휴교를 연장할 것을 권고한다”며 “학원 PC방 등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주말 예배를 강행한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확진자 47명이 발생하는 등 교회를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자 부산시가 지역 교회의 예배 현황 긴급조사에 나섰다. 대형 교회(신도 1000명 이상 76곳)를 조사한 결과 22곳(28.9%)이 축소하긴 했지만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했다. 대형 교회를 포함해 부산에 있는 개신교 교회 1621곳 중 예배를 중단한 교회는 38.8%인 629곳에 불과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