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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귀농인, 단지 재능기부로 마을에 들어온 값 하는 것”

목압서사 조해훈 박사

  • 국제신문
  • 이완용 기자
  •  |  입력 : 2020-03-08 18:51:2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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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서 살고 싶다시던 부친 꿈
- 언론사 퇴직 후 대신 이뤄드려”

어떻게 이 마을에 왔는지를 물었더니 조해훈 박사는 “고3 때 아버지를 따라 쌍계사를 거쳐 불일폭포에 갔다가 내려올 때는 국사암을 통해 목압마을로 왔는데 그때 아버지가 ‘모든 걸 잊고 이 마을에 들어와 차 농사를 지으며 매일 불일폭포나 다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이 내내 지워지지 않았는데 퇴직과 함께 우연히 빈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계약했다”고 답했다.
목압서사 입구에서 포즈를 잡은 조해훈 박사.
그는 “아버지가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서 평생 성리학을 공부하며 한시와 현대시를 쓰셨다. 아버지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내가 이곳에 살고 있고, 앞으로 내 아들이 살겠다고 하므로 위안이 된다”고 했다. 목압마을이 조 박사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명품마을로 불린다는 말에 손사래를 저으며 “이곳에 은거하며 차 농사를 짓는 귀농인으로, 단지 마을에 들어온 값을 하기 위해 주민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을 뿐이다”고 했다. “내가 가진 것이 한학과 한시, 현대시 등 인문학뿐이기 때문에 이를 주민에게 돌려 드리려는 것이었다”며 “아는 것은 없지만, 주민과 함께 배워가며 나누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같은 값이면 우리 마을이 좀 더 유명해지고 소득 증대와 이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마을 뒤 목압산 자락에 800여 평의 차밭을 갖고 있다. 처음 이사 올 때는 차나무가 키를 넘겼고 아카시아, 도토리나무 등 잡목이 많아 1년여 동안 차밭 관리에 몸살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일을 잘하지 못해 첫 일 년은 낫 한 자루 들고 차밭에서 살다시피 했단다. 평소 차를 좋아했고 자연에서 생활하는 일을 즐겨 했기에 차나무의 키를 낮춰 지난해부터는 먹고 지인에게 나눌 수 있을 정도는 생산한다.

퇴직 후 화개골로 들어온 최종수 전 한국해양대 학장은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은 없어도 인문학자 한 사람의 귀농으로 조용하던 산골마을이 명품마을로 바뀌고 있다”며 “조 박사는 사양하고 있지만, 마을의 발전을 위해 목압서사가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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