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청년 정책 체감도 15%뿐
- 아시아드서 직관한 2002월드컵
- 27%가 생애 최대 사건으로 꼽아
국제신문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8일까지 84일에 걸쳐 ‘1985년생 부산 청년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청년을 졸업한 54명의 김지혜 씨와 31명의 김지훈 씨 총 8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고향에서 보낸 날을 떠올리며 추억을 공유했다. 팍팍한 삶의 무대였던 부산에 대해 차가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심층 조사를 시작한 지 85일째인 9일, 김지훈·김지혜 씨의 ‘85·85 졸업사(卒業辭)’ 세부 내용을 전한다.
만 18~34세를 청년으로 삼는 부산시 청년기본조례상 올해 만 35세가 된 1985년생은 청년이 아니다. 하지만 응답자의 70.6%(70명)는 아직 마음만은 청년이다. 청년기를 끝낸 이들의 생각에 부산에 사는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건 단연 ‘좋은 일자리’다(85.9%, 73명). 이들이 보기에 부산에서 적당하게나마 생계를 꾸리려면 월 332만 원이 필요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려면 월 443만 원은 벌어야 한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임금이 만족스럽다면 다른 조건과 상관없이 부산에 살겠다고 답한 김지훈·김지혜 씨는 43.5%(37명)에 그친다. 일자리가 최우선인 건 분명하지만, 오직 일자리만 보고 부산에 남지는 않는다.
조사에 응한 김지훈·김지혜 씨의 36.5%(31명)는 부산이라는 도시에 청년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학연과 지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44.7%, 38명), 세대에 따른 위계도 남아 있다(41.1%·35명)고 평가했다. 일자리·출산 지원 등 부산시 청년정책의 도움을 받아보거나(15.2%, 13명),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 응답자(14.1%, 12명)는 적었다.
시의 정책이 체감되는지와 별개로, 이들 대부분은 부산에서 자녀를 기르고 싶어 한다. 아이가 있거나 자녀 계획을 세운 응답자 35명 중 부산에서 아이를 키우겠다고 답한 이는 29명(82.8%)이다. 중복 답변을 포함해, 이 29명에게는 부모님이 부산에 산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27.1%·19명). 본인 일자리 또는 집이 부산에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하게 작용했다(각 25.7%, 18명).
2002월드컵은 이들 인생에서 가장 큰 사회적 사건이었다. 중복 응답을 포함한 92개 답변 중 25개(27.1%)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생애 최대 사건으로 꼽았다. 특히 부산의 김지훈·김지혜 씨에게 그해 6월 4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그날 한국은 폴란드를 상대로 첫 경기를 벌여 2 대 0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의 무대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이었다. 덕분에 김지훈·김지혜 씨는 한국이 사상 처음 월드컵 무대에서 승전고를 울린 순간을 두 눈에 직접 담을 수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만 17세)이었던 1985년생은 야간 자율학습을 ‘째고’ 신화적 순간을 만끽했다.
국정 농단 사건(2016~2017년) 또한 이들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20개(21.7%)의 응답을 받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기억 속 2번째 대사건으로 집계됐다. 당시는 만 31~32세였던 김지훈·김지혜 씨가 대부분 갓 입사해 한창 사회의 ‘쓴맛’을 느끼고 있을 때다. 정유라 씨의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발언은 힘겨운 청년기를 거치는 1985년생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 외 세월호 참사(2014년)가 13표(14.1%), 사춘기 중학생 시절인 1997년 외환 위기가 10표(10.8%)로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