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래구, 살수차로 거리 방역
- 육군 53사단·해작사도 시행

- 자외선 노출되면 바이러스 죽어
- 의료계·전문가 “야외 실익 없어
- 실내 다중이용시설 집중해야”
- 구 “주민 안심시키는 효과” 주장

부산지역 일부 기초단체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대적으로 야외 방역에 나섰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면 쉽게 죽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실효성 논란과 함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히려 감염 위험이 큰 다중이용시설 등 실내를 방역하는 데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남구는 4일 오전 대연동 일대 간선·이면도로 등에서 100명의 직원으로 방역단을 꾸려 대규모 방역 활동을 벌였다. 구는 지난 2일 용호동 일대에서도 소독 작업을 시행했다. 부산진구는 이날 서면 일대에서 거리 방역을 진행했다. 동래구도 대형 살수 청소차 등을 동원해 관내 도로에서 소독 활동을 벌였다. 이들 지자체는 확진자의 동선을 따라가면서 야외 방역을 시행했다.

군의 합동 방역도 ‘작전’급으로 진행된다. 육군 53사단은 지난달 26일부터 제독차량 2대를 동원해 유동인구가 많은 동부산관광단지 등 주요 도로에서 하루 두 차례 야외 소독에 나섰다. 사단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방역 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군작전사령부도 지난 2일 남구 용호동 일원에서 제독·살수차량 등 7대의 방역 가능 차량을 총동원해 도로를 소독했다.

하지만 의료계와 방역 전문가는 이 같은 야외 방역이 실익이 없다고 지적한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오래 살 수 없고, 자외선을 쬐면 쉽게 죽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방역 활동 자체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지만 야외 방역을 해야 할 필요성은 적다. 야외는 바이러스가 살아서 번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효과가 사실상 미미해 실내 방역에 중점을 먼저 두고, 인력과 시간이 남으면 (야외 방역은) 고려해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방역업체 관계자도 “방역약품이 부족해 지역 소주업체로부터 주류제조용 주정을 받아 희석해 쓰기도 한다. 길거리에 이렇게 방역약품을 뿌리지 말고 다중이용시설 손잡이 등 감염 위험성이 높은 곳에 한 번 더 방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는 실외 방역도 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에 떠는 주민을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지저분했던 골목을 깔끔하게 청소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도 한다”며 “실외 방역뿐만 아니라 관내 공중화장실, 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도 대대적으로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래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서 방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