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환자 진술에 의존해 역부족
- 질본에 금융정보 열람 권한 요구”
부산시가 공개하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의 기준이 들쭉날쭉해 논란을 빚는다. 동선 공개에 관한 부산시 원칙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확진자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혼선을 빚는다는 지적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36번 확진자(여·28)의 동선이 하루 만에 변경됐다. 이 환자는 지난달 21일 동래구의 한 어학원을 15분가량 방문한 사실이 처음 공개된 동선에는 포함됐지만, 다음 날 어학원 방문 사실이 빠진 것이다. 시는 해당 어학원에서 36번 환자와 접촉한 1명을 밀접접촉자로 포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당시 36번 환자가 마스크를 해 감염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 동선에서 뺐다. 다만 이 어학원에서 타인과 접촉한 사실이 있어 밀접접촉자는 지정했다”고 해명했다. 15분간 머문 어학원은 동선에서 누락됐지만 이 환자가 잠시 머문 편의점 등은 공개 동선에 포함돼 논란이 가중된다.
7번 환자(남·29·중국인)는 아직 제대로 된 동선이 공개되지 않는다. 시는 부산 7번 환자가 수영구의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동선이 나오지는 않았다. 시는 최근 법무부 측에 협조를 구해 7번 환자가 2018년 8월 이후 출국한 기록이 없다는 점까지만 확인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부산 7번 환자는 우리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처음 공개한 자신의 주소지가 수영구의 한 재개발구역으로 밝혀지는 등 진술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이 때문에 제대로 된 동선을 공개하지 못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확진자 동선 공개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확진자는 증상이 구체적으로 명시됐지만, 다른 일부 확진자의 동선에는 증상이 빠졌다. 방문지는 모두 동선에 포함시키면서 주거지만 ‘아파트’나 ‘주택’이 아닌 ‘자택’으로만 기재됐다. 최근 수영구 한 유치원에서 확진자 2명이 잇따라 발생했을 때도, 유치원의 이름만 빼고 모든 방문지의 실제 이름이 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 증상 발현 하루 전 동선부터 공개하고, 세부 내용은 역학조사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도록 한다.
이처럼 확진자 동선 공개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데 대해 시는 금융정보 등 신뢰할 만한 자료 없이 확진자의 진술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을 알기 위해선 이들의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이 포함된 금융정보가 필수적이지만, 시는 아직 이러한 정보를 받지 못한다.
현행법상 확진자의 금융정보는 질병관리본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질본은 지난해 8월 부산에서 A형 간염 집단발병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일주일가량 지난 시점에서야 감염자의 금융정보를 부산시와 공유했다.
A형 간염은 중국산 조개젓이 감염 경로로 한정됐지만,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로 확산되기 때문에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시 안병선 건강정책과장은 “최근처럼 감염병이 확산하는 시기에는 지자체 차원에서 확진자의 금융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