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교회에서 지도자는 부모, 성도는 자녀와 같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도는데 어느 부모가 그냥 보고, 고치고자 하지 않겠나”고 되물으며 “누구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서울시가 이 총회장을 살인 혐의로 고발하는 등 ‘신천지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되자 이에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천지 측이 폐쇄된 시설에 들어가 모임을 계속한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그는 “어떤 모임도 열지 않고, 장소도 폐쇄됐다”며 “현재 일할 사람이 없어 (정부에) 협조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검사를 어떤 경위로 언제, 어디서 받았나”는 기자의 질문에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와서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신천지 측 관계자가 “지난 29일 가평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받았고, 2일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부연했다. 기자회견 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적으로 한 검사는 믿을 수 없다.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 검사 확인이 필요해 검체 채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천지 측은 기자회견 후 경기도가 이 총회장을 재검사하려 하자 거부했다. 언제부터 연수원에 있었는지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총회장은 “이 사람(본인)은 한 군데 있을 수 없다. 17일에 와서 왔다 갔다 했다”고 답했다. 이때 인터뷰를 돕던 신천지 관계자가 “17일부터 쭉 있었다고 답하라”고 하는 귀엣말이 마이크를 통해 들려 논란이 됐다. 이 총회장이 방역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난 뒤에도 바깥출입을 했다면 앞으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어 답변을 수정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이 총회장은 회색 정장에 노란색 타이를 착용하고 안경과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이 총회장이 절을 할 때 ‘박근혜 정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계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입길에 올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시 은색 시계 한 종류만 제작했다. 금장인 이만희의 ‘청와대 시계’는 100% 가짜”라고 지적해 진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총회장은 약 2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할 때 취재 열기로 장내가 혼잡해지자 “조용합시다. 질서 없으면 난장판 돼서 안 된다”고 호통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총회장 등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가출한 신천지 신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인생파탄, 가장파탄, 이만희” 등을 외치며 항의성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누리꾼은 “면피에 급급하다” “되레 호통을 치다니 적반하장이다” “절 두 번한 이유가 뭐냐”며 인터넷 게시판에 분노를 터뜨렸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