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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수도권 대응 연대는 공감, 실천은 게걸음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 울산·경남 경쟁력 우려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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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렌스EM 부산 설립 놓고 갈등
- 경남 “지역기업 빼앗겼다” 격앙

- 부산~거제 시내버스 운영 잡음
- ‘부울경 광역발전 공동연구’ 용역

수도권 ‘공룡’에 대응해 부산 울산 경남이 연대해야 한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문제의식을 함께한다는 차원을 넘어 산업 교통 생활환경 등에서 하나의 권역을 이루자는 제언은 수도 없이 제기됐다. 동남권 메가시티, 부울경 메가리전(Region) 등 이런 개념을 가리키는 이름도 여러 가지다. 학계에서 지역 상생을 위해 적정도시나 압축도시 등 방안을 소개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국제신문이 2009~2018년 타 시·도로 삶터를 옮긴 부산지역 1985년생의 통계청 마이크로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인접한 경남 양산시(3832명) 창원시(3233명) 김해시(2950명) 거제시(1679명)로의 이동이 가장 많았다는 점도 이런 논리에 힘을 보탠다. 그러나 말의 영역을 벗어난 곳에선 여전히 지자체 간 각자도생과 알력 다툼이 벌어진다. 동남권 연대의 현주소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대표적 지점이다. 지난해 5월 부울경 3개 광역단체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공공기관 지역 인재 채용에 관한 회의를 벌였다. 논의의 핵심은 지역 인재의 ‘채용 광역화’였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상 각 지역으로 옮긴 공공기관은 일정 비율 이상 지역 인재를 의무 채용해야 한다. 지난해는 21%, 올해는 24%가 기준 비율이다.

지역 인재 채용의 범위는 각 기관이 자리한 지자체에 한정된다. 국토부는 채용 범위를 부울경 권역으로 넓혀야 한다고 봤다. 각 지자체에 입주한 공공기관마다 요구하는 업무 능력이 다르다 보니, 그에 맞는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청년은 사실상 의무 채용 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 사람을 뽑아야 하는 기관 입장에서도 인력 풀이 좁다 보니 지역의 특정 대학 출신자를 집중적으로 채용한다. 울산의 경우 의무 채용자 중 78.7%가 울산대 출신이었다. 2017년 특별법을 고쳐 지역 인재 채용 범위를 6대 권역으로 묶어야 한다는 취지의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울산시와 경남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울산시는 경쟁력 약화를 걱정했다. 부산에 24개 대학(4년제 16개), 경남에 23개 대학(〃 10개)이 있지만 울산엔 5개 대학(〃 2개)밖에 없다. 2016~2018년 부산의 평균 대학 졸업자 수는 4만5970명, 경남은 2만3493명이지만 울산은 6536명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채용 광역화가 이뤄져 부울경 대학생이 경쟁을 벌이면, 졸업자 수가 적은 울산의 채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남도 또한 특별법의 목적은 지역 대학 육성인 만큼 제도가 충분히 정착할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각자 이견만 확인한 이날 회의 이후로 채용 광역화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지난해 3월 채용 광역화 업무협약을 맺어 오는 5월부터 시행하는 대전·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과 대조적이다.

최근엔 기업 유치를 두고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6일 부산시는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을 열었다. 자동차 부품업체 코렌스EM의 공장을 부산으로 유치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코렌스의 전기차 부품 공장과 20여 개 협력업체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입주시켰는데, 부산시는 이 업체들이 장래에 미래차 부품 제조 거점으로 성장하면 2031년까지 모두 4300명을 직접 고용할 것으로 본다. 부산에선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란 반응이 나왔지만, 경남에선 ‘지역 기업을 부산에 빼앗겼다’는 격앙된 기류가 흘렀다. 코렌스는 본사가 경남 양산시에 있는 데다, 이 회사 대표는 양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동남권 교류의 기본인 교통망 확보에도 잡음이 일었다. 부산에서 타 시·도를 다니는 유일한 시내버스인 2000번(사하구 하단동~경남 거제시 연초면)은 2014년 운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큰 논란을 낳았다. 경남발 시외버스에 타격을 주고 거제시 상주인구를 감소시킨다는 주장이 드셌던 탓이다. 운행이 결정된 이후엔 경남지역 버스업체가 부산지방법원에 사업계획 변경 인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동남권 지자체 간 행정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시급히 공동의 목표를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달 중 부울경 3개 시·도가 1억 원씩 출연해 ‘동남권 광역발전계획 수립 공동 연구’ 용역을 발주한다. 동남권 상호 발전을 위한 주력 산업과 교통 체계를 구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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