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별진료소 근무 처음엔 불안
- 온천교회 신도 확진 사례 많아
- 초기 200명 넘는 주민 찾아와
- 관내 의사 투입 후 업무에 숨통
- 역학적 연관없다면 병원 내원을”
지난달 28일 오후 2시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한 달째 비상근무 중인 보건소 소속 의사 유혜경 씨를 만났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얀 방호복으로 무장하고 안경 위에 고글과 마스크까지 낀 차림이었다. 동래구보건소장과 소속 의사 2명 등 총 3명이 하던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관내 5개 병·의원 의사가 지난 26일부터 도와주면서 이날 업무 중 잠시 휴식시간이 생겼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선별진료소 방문자를 문진해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나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한 사람을 선별하는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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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래구보건소 소속 의사인 유혜경 씨가 지난달 28일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제신문 디지털뉴스부는 ‘부산 온(ON)’ 촬영을 진행하며, 선별진료소 측에 에너지 음료를 선물했다. 박정민 기자 |
유 씨 등 동래구보건소 소속 의사는 확진자가 나온 지난 22일부터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한다. 온천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진 지난주 초에는 하루에 200명이 넘는 사람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다행히 5개 병원 의사들이 돌아가면서 지원해주고, 확진자의 접촉자가 대거 검사를 받고 난 뒤여서 근무시간과 문진 건수가 줄었다. 유 씨는 “처음에는 외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혼자 판단하니 제대로 하는지 불안하기도 했다. 지금은 다른 의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니 힘이 되고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1일 기준 부산지역 확진자 76명 중 26명이 동래구 주민이다. 16개 구·군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온천교회 신도와 접촉자로 인한 감염 사례가 많다 보니 다른 구·군보다 주민의 불안감이 높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자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도 다른 구·군에 비해 많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는 유 씨는 초반에는 감염 걱정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초기엔 코로나19의 전염성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많이 불안했다. 집에 가서도 마스크를 하고 가족과 식사도 함께 하지 않았다”면서 “사태 추이를 본 뒤 불안감이 좀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온종일 방호복을 입고 일하면 힘들지 않은지 물으니 “처음엔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져서 어지러웠는데 지금은 적응해서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너무 가벼운 증상으로 선별진료소를 찾는 건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일 아침부터 기침했다고 오는 분도 계시는데 하루 이틀 경과를 더 보는 것이 좋다. 또 음성 판정을 받고도 하루 이틀 뒤에 또 오시기도 하는데, 접촉자 등 역학적 연관성이 없다면 일반 병원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유 씨는 보건당국에도 “선별진료소가 좀 더 안전한 환경이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몰린 상태에서 확진자가 있다면 선별진료소에 와서 상호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