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잦은 냉동창고 화재…윗층 직원 숙소 안전망 없다

암남동 일대 밀집된 냉동창고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0-02-20 22:29:19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대부분 한 건물에 직원 숙소 둬
- 2주 간격 두고 화재 연이어 발생

- 밀폐된 건물 내 전기시설 많고
- 불 번지기 쉬워 대형참사 우려
- 법적 문제 없어 직원·주민 불안

20일 오후 부산 서구 암남동 A사의 냉동창고 1층 하역장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지난 6일 밤 발생한 화재 탓이다. 지상 11층짜리 건물이었지만 대부분의 층이 창문 하나 없이 밀폐돼 있었다. 사고 당시 대피한 28명 중 숨진 이가 없는 것이 천만다행으로 보였다. 20일 불이 난 인근 B사를 비롯해 다른 냉동창고도 모두 같은 구조였다. 길을 지나던 한 냉동창고 노동자는 “냉동창고와 숙소가 한 건물에 있다 보니 불이 날까 늘 불안하다. 불이 나면 제때 빠져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1998년 ‘범창콜드프라자’ 냉동창고에서 불이나 내부 작업 중이던 노동자 27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졌던 부산 서구 암남동 일대에서 최근 화재가 잇달아 발생해 노동자, 주민의 불안감이 커진다.

부산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0일 새벽 1시30분 서구 암남동 3층짜리 B사 냉동창고 1층 기계실에서 전기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기계실 절반이 소실됐다고 밝혔다. 화재는 30분 만에 진화됐으나 이 사고로 자체 진화에 나섰던 네팔 국적 직원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바로 옆에 있는 A사 냉동창고에서 불이 난지 14일 만이다.

부산 서구 집계 결과 감천항과 인접한 암남동, 남부민동 일대에는 수산물 가공 공장 내부 냉동창고, 단독 냉동창고 등 33개 냉동창고가 있다. 냉동창고는 전기 시설이 많아 화재가 발생하기 쉽고, 번지기는 더 쉬운 구조다. 창고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다가 1층 하역장과 각 층의 냉동창고가 화물용 엘리베이터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1층에서 난 불이 승강기를 통해 순식간에 위층으로 확산할 수 있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냉동창고 건물 내 직원 기숙사가 있는 경우가 많아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건축법상 지자체(구·군)의 심의·허가만 있으면 창고와 주거시설은 함께 지을 수 있다. 화재 위험에 항상 노출된 위험천만한 냉동창고 내 기숙사를 짓는 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A사 냉동창고 화재 때 건물 2층과 10층 기숙사에는 외국인 근로자 26명이 지내고 있었다. 당시 스프링클러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 게 소방 측의 설명이다. 서구 관계자는 “불법 용도변경을 하는 경우가 주로 문제가 된다.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관내 냉동창고 전체를 대상으로 불법 용도변경은 물론 불법 증축, 피난시설 관리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작업장 내 숙박시설 설치 자체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 점검에서 화재 예방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은 곳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부소방서가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암남동 10곳의 냉동창고를 대상으로 화재 안전 특별조사를 시행한 결과 10곳 모두 개선 명령을 받았다. 소방 관계자는 “소화기나 전기 누전차단기 미설치 등 사소한 부분만 어겨도 개선 조처가 내려진다. 다만 점검한 곳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히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6. 6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7. 7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8. 8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9. 9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10. 10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8. 8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0. 10“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4. 4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5. 5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6. 6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7. 7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9. 9HUG 미회수 채권액 5년간 12배 증가
  10. 10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4. 4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7. 7[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0. 10“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4. 4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5. 5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6. 6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7. 7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8. 8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배우 강석우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