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대학 모집요강 꼼꼼히 확인
- 내신 외 독서·동아리활동 중요
- 꾸준히 지적 호기심 갖고 학업
- 전문 지식보다 진로탐색 부각
- 자기 주도로 어려움 해결 경험
- 공동체 의식·봉사·리더십 기록

최근 정부가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온통 정시모집에 쏠린다. 서울소재 주요대학에 대해 2024학년도까지 정시모집 비율을 40%까지 늘리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입의 중심은 수시모집이다. 그 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가장 크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선발하는 데 가장 적합한 전형이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수가 많다.

과거에는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고교 학업성적 뿐이었지만, 현재에는 발전가능성, 지원한 분야에 대한 이해, 사고의 확장성, 능동성, 나눔 정신 등으로 다양해졌다. 대학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지원자를 판단하는지 알아보자.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대학이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토대로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하는지 안다면 더 전략적이고 다채로운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학업능력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살피는 지원자의 역량은 ▷학업능력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업역량은 쉽게 말해 ‘대학 입학 후의 학업 수행 능력’을 의미한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드러난 지원자의 학업 결과나 성취를 바탕으로 그 학생대학에서 수업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학업역량은 내신 등급처럼 정량적인 정보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어떤 학생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면, 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그 학생이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과 과정을 추적한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나타난 학습 주제와 교재, 수업 참여도,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부터 지원자의 관심 분야를 엿볼 수 있는 ‘독서활동’, 심화학습이나 능동적 학습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동아리활동’ 등 학생부의 다양한 항목이 활용된다. 따라서 단순히 ‘내신을 잘 받겠다’는 생각으로 학교 수업에 임할 게 아니라, 꾸준히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학업 노력을 기울여 답을 찾아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공적합성

전공적합성 판단은 학생이 지원한 전공이나 계열과 관련된 분야에서 역량을 쌓을 만한 적성, 소질, 태도를 갖췄는지 살피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은 지원자에게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는 충분한지, 진로 탐색을 위한 노력이나 활동 경험이 있는지 등을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살핀다. ‘창의적 체험활동상황’과 ‘교과학습발달상황’, ‘독서활동상황’, ‘수상경력’ 등이 전공적합성을 살펴보는 항목으로 활용된다.

흔히 전공적합성이라고 하면 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활동이나 독서활동 등 단편적인 부분만 떠올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고교 때부터 대학 전공 공부를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대학은 고교 과정을 이행하는 동안 앞으로 전공하고 싶은 분야를 전문적으로 학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결코 모르지 않는다.

따라서 전공적합성 평가 역시 전문지식을 얼마나 갖췄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학교 환경에서 적성이나 관심을 발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또 그 과정을 심화해나가는 모습을 살피는 데 중점을 둔다.

전공적합성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또는 같은 대학이라도 학과나 전형에 따라 그 비중이나 의미 등이 다를 수 있어 대학별 모집요강 등을 꼼꼼히 확인하도록 하자.

■발전가능성

발전가능성은 말 그대로 학생의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두어 향후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 대학입학전형에서 활용되는 자료들이 활동에 대한 ‘결과’라면, 그 결과들을 바탕으로 이 학생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학의 판단이 곧 발전가능성인 셈이다. 발전가능성의 영역에서는 자기주도성, 도전정신, 창의성, 문제해결능력 등이 중요하게 평가되며, 이를 살피는 지표로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창의적 체험활동상황’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교과학습 발달상황’ 등이 있다.

발전가능성은 잠재력, 잠재역량, 성장가능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데, 이 모두를 관통하는 주 평가 역량은 ‘자기주도성’이다. 즉 타의가 아니라 스스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발전가능성’이라는 단어만 보고 자신의 미래 역량에 대해 어떤 성취나 결과를 보여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자기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실행한 경험이 있다면, 또는 어떤 어려움을 본인의 궁리와 의지로 해결한 경험이 있다면 그 자체로도 발전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판단 준거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인성

대학이 요구하는 인성은 착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에서 마땅히 가져야 할 내면 성품과 공동체 의식’으로 이해하는 게 좋다. 자연히 대학은 나눔과 배려 정신, 팀워크, 리더십, 도덕성, 성실성, 의사소통능력 등을 평가해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식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 대체로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이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출결 상황’ 등으로 이를 확인한다.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면접도 인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다.

인성을 증명하려면 교내에서 어떤 직책을 맡거나 기록되는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뚜렷한 직책이 없어도 학교생활을 하며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한 경험, 수업 중 모둠 과제 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 동아리 활동에서 부원들을 행복하게 했던 경험, 누군가를 위해 묵묵히 희생하거나 봉사했던 경험 등이 있다면 지원자의 인성을 드러내는 훌륭한 경험이 된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