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부터 미확진자 하선 계획
- 캐나다·홍콩·대만 전세기 급파
- 정부 “日 오염지역 지정 미검토”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16일 현재 355명의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한국인 승객의 국내 이송을 추진한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홍콩·대만도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의 철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16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태운 것으로 보이는 앰뷸런스가 일본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크루즈 터미널 부두를 떠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는 이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한 한국인 가운데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는 이날까지 승객·승무원을 포함헤 35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크루즈선에 탑승한 한국인은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을 합쳐 총 14명이다. 일본 정부는 탑승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고 오는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은 탑승객을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다.

박능후 본부장은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루즈선에 탑승한) 우리 국민의 의사를 정확히 파악해 일본 정부와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귀국 여부와 관계없이 크루즈선에 있는 우리 국민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그러나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콩 보안국 역시 일본에 전세기를 보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타고 있는 홍콩 시민 330명을 데리고 올 계획이다. 대만 정부도 20여 명의 자국민 철수를 돕고자 전세기를 보내기로 하고 일본 정부와 협의 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탄 자국민 대피를 위해 전세기를 보낸다고 밝혔다.

앞서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이날 NHK의 시사 프로그램인 ‘일요토론’에 출연해 “지금까지 크루즈선 탑승자 약 3700명 중 355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크루즈선을 포함한 일본 내 전체 코로나19 감염자는 40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크루즈선 추가 감염자 70명 중 38명은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없는 상태다. 지금까지 크루즈선 탑승자 중 1219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또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 ‘미즈기와’(水際)에서 국내 검사와 치료로 전환했다. 일본어로 ‘물가’를 뜻하는 미즈기와는 병원균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공항·항구에서 물샐 틈 없는 방역 대책을 펴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일본 각지에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속출해 이런 방역 대책은 한계를 드러냈다.

일본 지역사회 감염자도 늘고 있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11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40명에 달하는 환자가 보고됐다. 대표적 지역 감염 사례로 5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와카야마현 소재 사이세이카이아리다병원과 9명의 도쿄 거주 감염자가 발생한 놀잇배 신년회를 꼽을 수 있다. 놀잇배 신년회 감염자 중 5명은 택시기사다.

김준용 기자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