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지반 약화·교통 사고 우려”
- 시, 협의 때까지 공사 일부 중단
- 2024년 준공 계획 차질 불가피
부산 동래구 낙민동 주민이 ‘부산내부순환(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대심도)’의 비상탈출구 위치를 옮기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의 이러한 반응에 놀란 부산시는 주민과 협의가 끝날 때까지 이 구간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혀 공사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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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원 일대가 대심도 비상탈출구 예정지. |
‘낙민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낙민동 경동리인타워 1차 아파트 회의실에서 주민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설명회를 열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대심도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비상대책위는 낙민동 10개 아파트 단지의 연합체다. 이들은 지난달 초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낙민동 온천천 근처에 설치될 대심도 비상탈출구의 위치를 옮기라고 시와 대심도 사업자에 요구했다.
비상탈출구는 대심도에서 화재나 사고 등이 발생하면 운전자가 탈출할 수 있는 수직 통로로 승강기와 계단이 설치된다. 그러나 시와 사업자는 대심도 공사 기간 이 구역에 지름 15m 규모로 지하로 구멍을 뚫어 터널 굴착 때 발생하는 토사를 덤프트럭을 이용해 운반하고자 한다. 결국 만덕과 센텀에서 각각 진행되는 굴착공사가 사실상 이곳에서도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민은 반발한다. 김두완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탈출구가 명칭과 달리 대심도 굴착을 위한 공사장 입구라는 사실을 지난달 초에야 알게 됐다”며 “공사 구역 주변 아파트 단지 10개에 7000세대가 살고, 100m 내에 초등학교 2개와 국공립어린이집이 있는데 5년간 대형 덤프트럭이 종일 오간다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지역의 지하 80m에 집수정을 설치하면 지반이 약화돼 싱크홀이 발생하거나 건물이 내려앉을 수 있다”며 “동래구가 이 공사를 위해 온천천 연안교 주변 도로점용허가를 내줬는데, 이로 인해 1분이면 갈 거리가 30분 이상 소요돼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주민의 거센 반발이 전해지자 시 임경모 건설본부장은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다음 달로 예정된 비상탈출구 공사 시작을 연기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 본부장은 “토사 운반차량을 큰 도로로만 다니도록 해 아파트와 학교 인근에 접근하지 않게 조치하고, 등하교 시간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하겠다”며 “토사 운반차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6~7분에 한 대씩 진입할 예정으로 24시간 오간다는 주민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자유한국당 이진복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회 박민성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설명회에 김우룡 동래구청장과 시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대심도는 남해고속도로와 해운대를 연결하는 부산 최초의 지하 터널 형태 도로다. 시행자는 GS건설 등 10개사가 모인 특수목적법인인 부산동서고속화도로(주)다. 총사업비 7832억 원을 들여 지하 40m에 길이 9.62㎞, 왕복 4차로를 조성한다. 지난해 9월 착공해 2024년 10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시와 주민 간 협의가 길어지면 공사 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