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로했던 대의원도 위원장 고소

대의원을 협박해 선거에 기권하도록 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위원장에 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정태길 위원장(국제신문 지난달 16일 자 8면 보도)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

정 위원장과 이번 선거에서 맞붙었던 김두영 부위원장은 정 위원장과 선원노련을 상대로 각각 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과 선거인대회 결의 무효 가처분을 부산지법에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정 위원장의 행위로 선거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는 변호사와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박을 받았던 충남의 A 대의원도 대전지검에 공갈 협박 및 업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사건이 부산지검으로 이첩됐다”며 “고소장에는 공갈 협박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 A 대의원 자신이 대의원대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자신이 지지하는 다른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떨어졌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부위원장 측은 “선원노련이 피고가 됐다는 이유로 의제를 심의하는 역할을 하는 의장단이 그 기능을 넘어서서 정 위원장의 소송비용까지 선원노련 예산으로 집행하려는 꼼수를 벌이고 있어 하루빨리 가처분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맹 규약에는 불법선거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3년 전 통합된 선원노련이 선거로 다시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의장단 회의에서 다수 의견으로 나왔다”며 “선원노련 2명, 김 부위원장 측 2명 등 4명이 모여 갈등을 수습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원노련은 지난달 10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어 위원장 선출 선거를 진행했다. A 대의원의 불참으로 1차 투표(무효 2표)에는 대의원 총 133명 중 132명이 참석했고, 두 후보(정태길 김두영)가 각각 65표를 득표해 과반(67표) 미달로 재투표가 진행됐다. 무효 2표가 나온 2차 투표에서는 정 후보가 67표를 얻어 김 후보(63표)를 4표 차로 누르고 제30대 위원장에 당선됐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