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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마저도…엉터리 점자투성이

계단 폭보다 좁은 블록·잘못된 표기 등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적정 설치율

  • 국제신문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0-01-20 22:25:34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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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93개 주민센터 평균 32% 불과

20일 부산 서구 아미동주민센터. 취재진과 동행한 시각장애인 A(43) 씨는 출입구에서부터 머뭇거렸다. 계단의 점자블록이 계단 너비보다 좁게 설치돼 계단 폭을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화장실 앞에는 점자블록과 표지판이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A 씨는 “시각장애인에게는 이 화장실이 있어도 없는 셈”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내부 계단을 오르는 A 씨의 모습은 위험천만해 보였다. 계단에서 30cm 떨어진 곳에 있어야 할 점자블록이 5cm 앞에 설치된 것은 물론 전혀 없는 곳도 많아 발을 헛디디기 쉬웠다. 계단 손잡이에 점자 표지가 엉터리로 붙어 있는가 하면 점자로 된 업무 안내 책자도 구비되지 않았다.

장애인 편의 시설을 모범적이고 선제적으로 설치해야 할 부산지역 주민센터마저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부산지부는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부산지역 93개 주민센터 시각장애인 편의시설(1464개 항목) 적정 설치율이 32.2%에 불과하다고 20일 밝혔다. 부적정, 미설치율은 각각 24.7%, 43.1%였다. 이는 7개 시·도(부산 경기 경남 대구 대전 전라 충청) 평균(적정 34%, 부적정 26%, 미설치 40%)보다도 미비한 수준이다. 적정 설치율이 가장 낮은 부문은 비치용품(2.7%), 위생시설(11.8%), 안내시설(17.5%) 순이다.

점자블록 표지판 음성안내장치 등 주요 편의시설만 따로 살펴본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부적정·미설치율이 80.6%에 이르렀다. 시각장애인의 눈과 같은 점자 편의시설이 제대로 마련된 곳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21년 전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정해진 규정에 맞게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최일선 공공시설인 지역 주민센터마저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이 미비하고 개선이 더뎌 시각장애인의 불편이 크다. 2017년 부산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적정 설치율은 26.8%로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부산에는 노후 주민센터가 많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이 낮은 데다 신축 주민센터 역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곳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황정현 부산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장은 “주민센터는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공공기관이어서 개선 필요성이 매년 제기되지만 소용없다. 늘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들지만 점자블록이나 표지판은 하나에 5000원밖에 하지 않아 핑계일 뿐”이라며 “부적절한 설치도 상당해 관계 기관과 설치 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초단체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서구 관계자는 “2년 전 전수조사를 통해 편의시설 개선이 필요한 주민센터에 시정·개정을 주문한 상태다. 속도를 내 적극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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