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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90% 이상이 사실상 주거지 변질

부산 용적률 조정 검토 배경은

  • 국제신문
  • 하송이 김영록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20-01-13 22:16:0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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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세권 등 아파트·오피스텔 우후죽순
- 땅값 탓 초고층 개발해 용적률 극대화
- 해안가 대표 주거단지화된 마린시티
- 별도 지구단위계획, 용도용적제 피해

- 시, 주거시설 용적률 최대 450% 검토
- 경관 사유화·교통난 등 극약 처방인 셈
- 건설경기 타격·재산권 침해 불가피
- 사전 공론화·편법 대책 마련 뒤따라야

부산시가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축물(주상복합)의 주거시설 용적률을 최대 450%로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국제신문 지난 13일 자 1면 보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상업지역에 들어선 주거복합건축물을 조사한 결과 주거 비율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지역은 가뜩이나 용적률이 높은데다 여기에 각종 용적률 인센티브가 더해지고, 상업시설을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아 사실상 주거지 비율을 최대치로 높이는 등 법망의 허술함을 파고들어 상업지역이 주거지로 변질되고 있다.
교통이 좋은 역세권, 해안가의 상업지역은 이미 주거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 상업지역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국제신문DB
■상업지역을 점령한 주거지

최근 분양된 부산진구의 A 아파트.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3개동이 아파트, 1개동이 오피스텔이다. 최고층이 49층으로, 전체 용적률이 1139%에 달한다. 이 중 아파트가 약 70%를 차지한다. 주거용으로 전용이 가능한 오피스텔까지 합하면 그 비율은 90%를 넘는다.

도시철도 등 역세권의 경우 비율이 더욱 높다. 동구 도시철도 부산진역 앞 역세권에 위치한 B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역시 상업지역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아파트 3개동, 오피스텔 1개동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용적률 814% 중 아파트가 90%를 차지한다. 오피스텔(7.25%)까지 합하면 일부 상가를 제외하고는 몽땅 주거시설인 셈이다. 동구 초량동 B 아파트 단지 역시 용적률 699% 중 공동주택이 90%, 오피스텔이 약 9%다. 연제구 도시철도 시청역 앞에 조성된 D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용적률은 885%, 최고층은 38층이다. 이 중 주택이 56%, 오피스텔이 13.4%로 사실상 주거시설 비율이 70%에 달한다.

이처럼 상업지역, 그중에서도 역세권은 땅값이 비싸 최고층이 30~50층으로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 건물이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또 오피스텔까지 합할 경우 1000세대에 육박해하는 곳도 있어 교통 체증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부산 모 구 건축과 관계자는 “상업지역이 주거지화되는 문제가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해안가는 이미 ‘게임 오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해안가는 이미 상업지역임에도 주거시설에 점령당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해운대 마린시티는 상당 부분 상업지역임에도 사실상 주거단지 역할을 한다. 상업 용도에는 상업지역 용적률을, 주거 용도에는 주거지역 용적률을 적용해 주거 비율이 높을수록 용적률을 낮춰 초고층 개발을 막는 규제인 용도용적제가 시행된 2008년 이전에 허가를 받았거나 별도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상업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죄다 주거지로 조성될 수 있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선 E 아파트는 전체 80%가 아파트다. 나머지 중에서도 관광숙박시설이 12%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건축물은 용도용적제를 피하고자 오피스텔이 아닌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로 허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엘시티가 대표적인데 전체 용적률이 943%이고 이 중 아파트가 44%, 생활형 숙박시설이 28%다.

■충분한 의견 수렴 거쳐야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용적률 조정을 위해서는 사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재산권 침해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산시가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축물의 주거시설 비율 용적률을 강력히 제한한다고 해도 해운대 사례처럼 생활형 숙박시설을 끼워 넣거나 별도의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빠져나갈 수도 있어, 이런 편법 전반을 꼼꼼히 살펴보고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부산시의회 고대영(더불어민주당·영도1) 의원은 “개발된 곳과 개발될 곳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건설사 대표는 “사업자에게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없다”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업계와 충분히 대화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상업지역 비율 자체를 재검토해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건설사 대표는 “부산은 상업지역 비율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다. 무작정 상업지역 개발을 제한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일부 지역은 방치돼 슬럼화될 수 있다”며 “제한하더라도 이 같은 현실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용적률을 낮추는 것은 찬성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사전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주거지역에도 대규모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는 만큼 부산지역 전반에 대한 용적률 조정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송이 김영록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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