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서 부당수령 사례 5건 적발
- 현행법상 제재·환수 어려워
- 정부 차원 지침 필요 목소리
지난해 경남에 사는 A 씨는 전기차 구매를 위해 경남도에 보조금을 신청하려다 예산을 모두 소진(지원 가능 대수 초과)해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A 씨는 부산에 소재한 지인 집으로 주소를 이전했다. 부산시로부터 ‘전기차 지원 예산이 남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위장 전입으로 전기차 구입 보조금 1400만 원을 받았고, 몇 달 뒤 다시 주소지를 경남으로 이전했다. 이 같은 ‘먹튀’에도 부산시는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지자체마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수와 액수가 달라 더 많은 지원을 받고자 위장 전입도 불사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한다.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으로 위장 전입해 전기차 보조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례가 모두 5건이라고 8일 밝혔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이다. 지난해 10월 부산경찰청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 위장 전입한 혐의(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주민등록법)로 31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6곳(부산 대구 양산 창원 세종 부천) 지자체에서 총 5억200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를 받는다.
위장 전입이 일어나는 주된 이유는 지자체별로 지원 차량 대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환경부 전기자동차 통합포털을 보면 지난해 보조금이 지원된 전기차 대수는 서울 5194대, 대구 4620대, 부산 1466대, 경남 1306대 등으로 시·도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금액도 제각각이어서 보조금 차액을 노리고 위장 전입하는 사람도 많다. 지난해 기준 부산은 1400만 원을 지원했지만 강원은 1700만~1800만 원을 줬다. 시·도별로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550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또 지자체마다 보조금 지원 시기가 달라 차량 구매 시기에 맞춰 유리한 조건 지역으로의 전입 이전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장 전입을 막을 방안은 전무하다. 해당 지역 몇 년 이상 거주 등 자격 제한을 별도로 두지 않았고, 현행법상 신청자의 거주 변경 여부를 지속해서 확인하거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탓이다. 위장 전입이 확인돼도 환수 조처 역시 어렵다. 부산시를 비롯한 상당수 지자체가 환수 조치를 규정해 놓지 않았다.
혈세가 줄줄 새는 사실에 시민은 분통을 터뜨린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김모(35) 씨는 “부산 시민에게 돌아와야 할 세금이 엉뚱한 곳으로 갔다. 앞으로 지원이 확대될 수소차는 지원금이 3000만~4000만 원이나 되는 것으로 아는데 더 큰 피해가 생기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헌법상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위장 전입을 막기는 쉽지 않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법률 자문 중이어서 지침이 마련되면 따를 예정”이라며 “신청 자격 제한을 두는 방안을 대안의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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