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학생은 작년부터 일괄 지원
- 학부모 “차별 없는 정책 펼쳐야”
부산 동래구의 한 고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A 씨는 같은 학교에 가는 학생의 엄마 B 씨로부터 ‘교복비 지원을 받으라’는 정보를 듣고 구청에 문의했다가 헛물만 켰다. A 씨는 동래구, B 씨는 연제구에 거주하는 게 이유였다. 연제구는 관내 거주하는 모든 고교 신입생에게 교복비 30만 원을 지원하지만, 동래구는 저소득 학생만 대상으로 ‘고교 교복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같은 학교에 진학하지만 주소지에 따라 누구는 교복비를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고교 교복 지원사업’이 부산지역 구·군마다 들쑥날쑥 진행돼 학부모의 원성을 산다. 7일 국제신문이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고교 교복비 지원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 고교 신입생에게 교복비를 지원하는 기초단체는 기장군과 수영·연제·부산진·사상·중구 등 6곳에 그쳤다. 기장군은 지난해부터 1인당 30만1170원의 고교 교복(동·하복 1벌) 비용을 지원한다. 수영·연제·중구도 지난해부터 관내 거주하는 신입 고교생 전원에게 교복비 30만 원을 준다. 부산진·사상구는 올해부터 30만 원의 고교 교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반면 해운대·강서·북·금정구는 고교 교복비 지원을 아예 하지 않는다. 해운대구는 무상급식 등 다른 교육지원 예산이 많아 고교 교복 지원사업은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만 북구는 지난해 교복구입비 지원 조례를 제정한 뒤 내년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민선 7기 구청장의 공약이므로 구 재정 여건을 고려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남·동·서·동래구·사하구는 민간단체 후원·모금활동을 통해 저소득 가정에만 고교 교복비를 지원한다. 영도구는 2012년부터 각 고교에서 기부된 교복을 수거, 세탁한 뒤 물려받길 원하는 신입생이나 재학생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남구 관계자는 “구청 직원으로부터 자투리 급여를 모으고, 정기 후원을 받아 마련한 재원으로 저소득 가정의 고교 신입생에게 교복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지난해 234명의 학생이 혜택받았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교육청이 중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는 지난해부터 교복비를 지원하지만 고교 신입생에게는 따로 주지 않고, 부산시도 별도로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않자 기초단체별로 교복비 지원사업을 제각각 벌이면서 이런 혼선이 빚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고교 무상교육 지원 정책이 구체화되면 고교 교복 지원사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을 단계별로 지원해 2021년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학부모는 일관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고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다른 학생은 교복비를 받았는데 우리 아이는 못 받는다. 교복비 부담 탓에 학부모 사이에서 불만이 크다”며 “거주지에 따라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나 시교육청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학부모연대 이정은 대표는 “구마다 예산 자립도가 다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시교육청과 시가 구의 재정 여건에 따라 지원비율을 정해 차별 없는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이슈] 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