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계열 진학률 과학고와 비슷
- 입시위주 교육은 잘못된 통계 탓
- 일반고에 비해 기숙사 이용 많아
- 학부모 부담금 클 수밖에 없어”

교육부가 2025년까지 국제고·외국어고(외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하자 부산 등 전국 4개 공립 국제고 총동문회가 반발한다. 부산·서울·세종·고양국제고 총동문회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반대 의견서를 지난 6일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국제고 외고 자사고 등이 설립 취지와 다르게 입시위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고교 서열화를 불러온다고 판단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규정한 이들 학교의 설립 근거를 삭제하는 방법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4개 공립 국제고 총동문회는 교육부가 잘못된 근거를 바탕으로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반박한다. 공립 국제고는 인문사회·국제계열 전공교과를 충분히 편성해 운영 중이며, 동일계열 진학률도 94.6%로 일반고 전환대상에서 제외된 과학고의 96.8%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국제고는 인문사회계열에서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려고 설립된 학교다. 교육부는 국제고 졸업생이 어문계열에 진학한 비율만 따져 동일계열 진학률이 19.2%라고 밝히면서 국제고가 입시위주로 파행운영됐다고 했는데, 명백하게 통계를 잘못 활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고 학부모 부담금이 일반고의 3배에 달한다는 교육부에 조사 결과도 문제가 있다는 게 4개 공립 국제고 총동문회의 지적이다. 전국 7개 국제고는 기숙사 수용률이 99%여서 기숙사비, 급식비 등을 포함하면 일반고보다 학부모부담금이 클 수밖에 없는데도 기숙사 수용률이 9.83%인 일반고와 비교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 국제고는 사회통합전형 비율이 40%에 달하고, 다른 공립 국제고도 모두 정원의 20% 이상을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해 균등한교육기회 제공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국제고가 폐지되면 국제고 진학 희망자들이 국제고보다 학비가 80배 이상 비싼 학력인정 국제학교로 쏠려 교육기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고와 마찬가지로 외고도 교육부의 일반고 전환 계획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국 사립 외고 16곳의 법률 대리인이 참여한 ‘전국 외고 연합 변호인단’도 같은 날 교육부에 ‘외고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교육부가 강행하면 헌법소원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외고 폐지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율성·자주성·전문성을 훼손하고 침해한다. 특히 시행령을 개정해 외고를 폐지하는 것은 법률의 상식과 기본을 지키지 않은 전횡”이라고 주장했다.

국제고 외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는 지난 6일 종료됐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