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수사 사망 계기로 도입 빨라질 듯
- 노조 “대책 안일… 예방보다 부작용 커”
최근 부산항 신항에서 20대 검수사가 컨테이너에 끼어 숨지는 사고(국제신문 지난달 15일 자 10면 보도 등)가 일어난 것을 계기로 부산항만공사(BPA)가 또 다른 ‘항만 김용균’이 발생하는 참사를 예방하고자 항만 자동화에 눈독을 들인다. 무인 체제가 되면 인명 사고가 생길 여지가 없다는 게 항만공사의 논리다. 노동조합은 “근본 해결은 뒷전이고 인명 사고를 명분 삼아 여러 우려가 제기된 숙원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반발한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에서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추가 사고를 막으려면 항만 자동화 도입이 필요하다고 2일 밝혔다. 항만 자동화는 화물 선적·하역을 비롯해 화물의 이동 일체를 사람 대신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개장하는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6구역에 사업비 2110억 원을 투입, 인공지능 5G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스마트항만 자동화 부두’를 건설할 계획이다.
항만공사는 서컨 2-6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항만별 구체적인 자동화 계획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검수사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항만 자동화 도입 움직임이 빨라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현장에서 활동하는 노동자 수가 줄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가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항 자동화 수준이 중국 등 외국 경쟁 항만과 비교해 더딘 점도 항만공사가 자동화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항만공사는 외국 경쟁 항구와 비교해 현재 부산항의 자동화 수준이 10년가량 늦다고 판단한다. 만약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6구역 내 항만 자동화 설비 도입에 차질이 생기면 자동화 수준 격차는 20년 이상으로 벌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지난달 15일 검수사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부산항 신항 5부두도 항만 자동화를 고려한다. 부산항 신항 5부두 운영사 BNCT 관계자는 “스마트항만과 같은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 구축은 BNCT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가야 할 길로 본다”며 “지금은 검수사 등 항만노동자의 추가 인명 사고 예방을 위해 부분 자동화와 안전장치 설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인명 사고 예방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어 항만 자동화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7년 부산항운노조가 항만운송노동연구원에 의뢰한 용역 결과를 보면 항만 자동화 여파로 노동자의 80%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무조건 항만 자동화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현장 인력을 줄이면 인명 사고가 바로 감소할 거란 생각은 안일하다”며 “시스템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자동화를 추진했다가는 항만 전체가 멈추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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