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귀촌 <29> 진주 태원 농장 박태환 대표

아파트형 농장서 침대까지 쓰는 돼지… 전국 최고 상품 키워

  • 김인수 기자
  •  |   입력 : 2019-12-29 19:21:31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은행원·공연기획자의 삶 살다가
- 아픈 어머니 병간호 위해 귀향
- 아버지 권유로 농장 가업 이어

- 주거환경 개선 위해 시설 현대화
- 산후조리실에 운동실까지 갖춰

- 올해 출하 돈육 52.6% 1등급
- 정부 품질평가서 한돈 대통령상

경남 진주에서 산청 방향 국도 3호선을 타고 가다 원지에서 빠져나와 생비량 방면으로 10분 가량 가면 문대 전통시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1㎞쯤 가면 왼쪽 산기슭에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5층 높이에 현대식으로 지어져 아파트나 콘도처럼 보이는 이 건물의 정체는 다름 아닌 돼지 농장이다. 귀농한 지 9년 만에 올해 축산물품질 평가대상에서 한돈 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산청군 신안면 문대리 박태환(45) 대표의 태원농장이다.
   
태원농장 박태환 대표가 새끼돼지를 안고 있다.
보통 체격의 농군이 돼지를 돌보다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의 농장 규모가 말해주듯 한국을 이끌어 갈 축산인으로 자신감과 의욕에 차 있었다. 박 대표는 진주가 고향이다. 초중고와 대학 등 학창시설을 진주에서 보냈다.

대학 졸업 후 서울로 가 한미은행에 취직했다. 하지만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통폐합되면서 퇴사했다. 이어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만난 지인들과 미술 음악 등의 캐릭터 상품 개발에 나섰다가 가수 서태지 컴퍼니에 스카우트돼 공연기획과 음반 제작에 나섰다.

직장생활은 안정적이었지만 객지생활에서 오는 공허함과 허전함은 고향에 대한 동경을 키웠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돼지 사육하는 모습을 봐온 그에게 돼지 사육은 머릿속에 잠재돼 있었다. 박 대표는 다리 수술로 합병증을 앓고 있던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2010년 6년간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귀촌했다. 같이 살고 싶어 하는 연세 많으신 부모님의 간절한 마음도 한몫했다.

박 대표는 1남 5녀 중 다섯째로 어릴 적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아왔다. 귀촌 후 처음 1년 가량 무언가를 한다기보다 어머니 병간호를 하며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에게 의사도 묻지 않고 지금의 농장 구매를 위해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박 대표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얼마의 자금과 아버지 돈, 그리고 절반은 은행에서 빚을 내 농장을 산 뒤 자신에게 운영을 맡겼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아버지가 ‘부모 밑에서 일하다 너무 늦게 출발하면 발전이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버지의 돈을 보태 농장을 사 돼지 농장을 경영하도록 하게 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돼지와 관련이 있는 동물소재공학과을 공부한 학력과 돼지 사육을 보고 자란 어릴 적 환경은 귀촌 후 돼지 사육의 밑거름이 됐다. 진주시 수곡면에서 오랜 기간 돼지 사육을 해온 아버지 박만종(79) 씨의 도움도 컸다. 그러나 돼지 사육이 쉽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돼지 사육을 밥 주고 분뇨 치우는 단순 노동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파트별 전문성이 요구되고 숙련 과정이 필요했다. 그는 농장에서 숙식하며 시스템을 익히는 등 공부하며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이는 그가 당시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그는 뒤늦은 2015년 결혼했다.

하지만 농촌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에 따른 인력수급 문제와 악취·가축분뇨로 인한 민원, 바이러스 질병이 문제가 됐다. 실패를 해보면서 깨달았다. 돼지도 사람과 똑같아서 주거환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태원농장의 아파트형 돈사 내부. 이 농장 돼지는 침대에서 잠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닐 정도로 현대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설 현대화에 나섰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전체 4000여 평의 농장 중 3000여 평에 대해 아파트형 농장으로 시설 현대화에 나섰다. 돼지들의 천국이 됐다. 돼지들이 침대 위에서 짐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닌다. 3층짜리 건물 안에는 운동실과 분만실 산후 조리실도 있다. 몸을 푼 암퇘지들이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누워 있다. 사람들이 돈 내고 입원하는 조산원과 다를 게 없다.

또 위생·환기·냉난방 관리가 편해졌고 일손도 크게 덜었다. 특히 박 대표는 농장 환경제어와 사료 배급에 자동제어시스템을 도입해 돈사에 들어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조절한다.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동환기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적정 온도와 습도를 설정해두면 팬이 자동으로 움직여 온도와 습도를 맞추기 때문에 섬세한 조정이 가능하다.

그 결과 올해 출하한 5300여 두의 돼지 중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전국 평균인 31.8%를 크게 웃도는 52.6%로 집계됐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주최한 제17회 전국축산물 품질평가대상에서 박 대표가 한돈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전국축산물품질 평가대상은 올해로 열일곱 번째로 한돈 부문이 대통령상을 받은 건 이번이 세 번째라 돼지 사육 농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동물소재공학과에서 석사 학위 취득에 이어 박사과정을 밟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무분별한 돈육 수입으로 인한 한돈 소비의 급감은 자연히 농가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돼지를 지키고, 수입고기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우수한 돼지의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인수 기자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3. 3[속보]트럼프 노벨평화상 불발에 격앙 “8개 받았어야”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5. 5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6. 6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7. 71245회 로또 복권 1등 10명…당첨금 각 30억 651만 원씩
  8. 8‘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9. 9푸틴과 손잡은 트럼프, 러시아 경유 공급키로…대러 제재 완화
  10. 10[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1. 1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2. 2국힘 “李 대통령, 北 저자세 정동영 즉각 경질하라”
  3. 3나경원 ‘젤렌스키 감사 서한’에 與 “매국”…나 “친북 정권”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6. 6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7. 7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8. 8‘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9. 9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9.5원… 전주보다 1.3원 ↓
  2. 21245회 로또 복권 1등 10명…당첨금 각 30억 651만 원씩
  3. 3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4. 4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5. 5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6. 6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7. 7[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8. 8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9. 9‘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10. 10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1. 1중동 바퀴벌레 부산에 터 잡았다…감만항에 바글바글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3. 35t건설기계로 용접 작업자 들이받아 숨지게 한 무면허 운전자 징역 1년
  4. 4‘갑자기 와르르’ 대구 마트 천장 붕괴에 36명 다쳐
  5. 5[속보] 서울서 지인 여성 찌르고 도주한 영국인, 9일 만에 영국서 검거
  6. 6천장 마감재 와르르…주방용품 판매 중 날벼락에 38명 부상(종합)
  7. 7[속보]법원 선처 받아 출소한 날 택시기사 얼굴에 주먹 휘두른 50대
  8. 8경찰,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 구성…33명 투입
  9. 9[속보] 청주공항 이륙 전 승객 보조배터리에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10. 10광양서 2천300L 등유 탱크에 작업자 깔려…1명 사망·1명 중상
  1. 1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2. 2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3. 3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4. 4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7. 7“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8. 8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9. 9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10. 10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