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자부두 안전사고 보고 의무 없고
- 5부두는 개·보수 주체도 불명확
- 중대 재해 시 임대료 연계 페널티에
- BNCT 결국 합동 안전점검 받기로
부산항만공사(BPA)가 올해 안전시설 관리 예산을 지난해보다 100억 원 더 늘리고, 부산해양수산청 항운노조 등과 노사정 안전관리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안전 관리에 나섰으나 산업재해를 막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들어 사망 사고가 자주 발생한 민자 부두는 부산항만공사와 계약을 맺는 대상이 아니어서 통제는커녕 기본적인 보고 의무조차 없는 실정이다.
항만공사는 올해 300억 원을 들여 부산항의 각종 시설과 컨테이너부두 등 총 86개소의 대대적인 점검과 보수·보강을 실시했다고 18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위험시설 정비 및 개·보수에 234억 원, 노후 항만시설 기능 개선 및 보강에 25억 원을 사용했다. 이어 항만시설물 정밀안전진단 및 정밀 점검, 안전보건업무 위탁 등에 20억 원, 사옥 시설관리 용역에 15억을 들였다. 이외에도 컨테이너 작업용 탑승설비 제작, 항만근로자 안전장구 지원, 야드 트랙터 졸음·부주의 운전 예방장치 등 기술개발 연구에도 4억 원이 소요됐다. 특히 협착사고 예방을 위해 냉동컨테이너 출입통제시설 및 CCTV를 설치하는 데 23억 원, 트랜스퍼 크레인(TC)과 안벽 크레인(CC)에 비상정지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40억 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컨테이너에 화물을 고정하는 라싱 근로자와 검수 노동자를 위한 대기장소 설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항만공사 측은 “민간업체에 대한 안전 관리 및 통제 권한이 없어 현장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민자, 특히 외국적 민자 부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항만공사 등이 점검하기 어려워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다. 올 초 항만공사가 지난 15일 검수사 사망 사고가 발생한 민자부두인 신항5부두 운영사(BNCT)에 안전을 위한 시스템 점검을 올 초에 요청했으나 현장 점검을 거부하고 5개월 뒤에야 서면으로 자료를 보내주는 등 협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항 신항의 민자부두인 2부두는 안전시설 관리에 매년 100억 원을 쓰는 등 모범적이지만 다른 부두는 이 정도 비용을 들이지 않는 데다 관리 때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검수사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BNCT 측은 부산해수청 부산고용노동청 등 유관기관이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시행하는 합동 안전점검을 받기로 했다. 항만공사가 사고 이후 “중대 재해가 발생한 부두에 임대료를 올리고, 사고가 나지 않으면 인센티브(항만 보안요금 할인 등)를 주겠다”고 대책을 내놓자 BNCT 측도 안전점검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노사정 안전관리협의체에서 활동하는 항운노조 측은 “신항 5부두는 지반 침하가 심해 노동자 상당수가 요통을 호소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지만 민자 부두여서 시설 개선이 쉽지 않고, 개·보수 주체도 명확하지 않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이어 “항만공사가 재난안전 부서를 만들고 예산을 적극 투입하면서 부두 환경이 많이 개선됐는데도 이런 사고가 발생해 아쉽다. 더욱 안전한 근로환경이 조성되도록 노사정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