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신항에서 20대 검수사가 컨테이너에 끼여 숨지자 국회가 ‘항만 김용균법’ 제정을 추진한다. 관리 사각지대인 민자부두도 해양수산부의 안전점검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고, 원청업체인 선사에 산업재해 책임을 묻는 내용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자 부산해양수산청·부산항만공사(BPA)·부산고용노동청은 부산항 전체 8개 부두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합동점검에 나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19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성북동 부산항 신항 5부두 운영사인 BNCT를 방문해 검수사 사망 원인을 추궁하고 안전대책 소홀을 질타했다. BNCT 측으로부터 사고 경위를 보고받은 윤 의원은 “최근 2년간 부산항에서 무려 7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와 부두 운영사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국회 상임위가 열리면 국회 차원에서 다시 한번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항만법을 개정하거나 가칭 ‘항만안전법’을 제정해 항만 노동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와 노동부 역시 ‘외국적 민자부두에서 안전의무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거나 이를 강제하기 힘들어 항만 노동자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1면 등 보도)이 제기되자 내년 1월까지 민자부두를 포함한 부산항 8개 터미널에 합동점검을 하고 항만산업 전 분야를 대상으로 안전실태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이날 ‘부두 근로자 안전사고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해 이런 내용을 유관기관과 논의했다. 회의에는 BPA·부산항만물류협회·한국검수검정협회·선주협회·부산항운노동조합·항만연수원과 컨테이너부두 운영사의 안전관리 담당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확정된 안전대책을 보면 부두별 안전관리 수칙 및 매뉴얼 준수 여부 점검을 위해 전체 컨테이너 터미널을 대상으로 유관기관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그동안은 민자부두가 보안을 이유로 점검을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해양수산청이나 항만공사에 없었지만, 검수사 사망 사고로 사회적 비난이 높아지자 부두운영사 BNCT 측이 합동점검에 동의했다.
항만공사는 내년 1월까지 ‘부산항 안전관리기본계획’을 만들고 해양수산청은 ‘부산항 안전관리 표준매뉴얼’과 ‘안전관리 지침’을 내년 1분기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유정환 임동우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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