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부산항 신항에서 하청업체 소속 검수원 A(24) 씨가 컨테이너에 끼어 사망한 가운데 최근 2년 새 부산항 부두 노동자 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6m짜리 컨테이너에 ‘끼임’ 또는 ‘깔림’이 상당수였다. 부산항운노동조합은 “더는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회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부산항에서 모두 5명이 숨지고 95명이 중상(16명) 또는 경상(79명)을 입었다. 지난 1일과 15일 각각 북항 감만부두와 부산항 신항 민자부두인 5부두(BNCT)에서 발생한 사고 2건까지 포함하면 숨진 노동자는 7명으로 늘어난다. 사망사고는 지난해(4건)와 올해(3건) 집중적으로 발생해 부산항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부산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항운노조 소속 1만여 명과 선사·부두·하역회사에 인력을 공급하는 하청업체 직원까지 포함해 5만7000명이 넘는다.
국내 4대 항만 역시 산업재해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5년간 인천항과 울산항 사망자는 각각 4명과 1명이었다. 중상자는 울산항(22명)이 부산항보다 오히려 많았다. 인천항과 여수·광양항 중상자도 각각 12명과 11명이었다.
부산항 사망자 7명 중 4명은 컨테이너에 끼었거나 깔리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월 31일 부산항 북항 신감만부두에서 냉동 컨테이너 작업을 하던 전기기사는 하역 중이던 컨테이너에 깔려 숨졌다. 같은 해 11월 20일 북항 자성대부두에서는 안전지대에서 작업용 수레를 끌고 이동하던 노동자가 갑작스레 크레인에서 떨어진 컨테이너에 깔려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는 무게가 20~30t에 달해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항구에서 운용하는 중장비 때문에 노동자가 생명을 잃기도 했다. 지난 10월 19일 신항 BNCT부두에서 작업자가 컨테이너를 옮기는 스트래들 캐리어(SC)에 끼여 숨진 데 이어 이달 1일 북항 감만부두 제4번 선석에서 퇴근하던 장비 기사가 야드 트랙터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관리요원 배치를 비롯해 안전 매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상당수다. 특히 하청·재하청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 새 항만 노동자 사망사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나자 근로환경을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항운노조 노우진 교육홍보부장은 “부두는 작업 형태가 가지각색이라 사망·부상 사고의 원인도 다양하다. 북항과 신항의 특성이 다르고 항만공사 직영 부두와 민자 부두의 운영방식도 제각각이다”며 “지난 1월 항만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사정협의회가 발족했는데도 사망사고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위험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환 이승륜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