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 속 한 장면처럼 부산 황령산 등에 사기도박장을 차린 뒤 16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 4명이 실형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영화 ‘타짜’에 등장하는 산 중턱 비닐하우스 도박장의 실제 촬영지도 황령산이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61) 씨와 B(52) 씨에게 징역 5년, C(60)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다른 피고인 D(64)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이들은 2014년 6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부산 남구·부산진구·수영구 등에서 60차례 사기도박판을 벌여 16억여 원을 챙겼다. 이들은 남구 황령산 모 주차장에 개설한 도박장 근처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E(58) 씨를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이기로 계획했다.
A 씨는 도박장을 개설하고 ‘기술자’ ‘바람잡이’ 등 사기도박 구성원 모집, 도박장에서 현금 대용으로 쓰는 ‘딱지’를 발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B 씨는 도박판 전주로 A 씨에게 도박자금을 대고 직접 도박판에 들어가 기술자와 바람잡이를 통솔하는 총괄 책임자였다. C 씨는 피해자의 지인으로 피해자를 사기도박장에 유인하고 사기도박에 직접 참여했다. 기술자인 D 씨는 또 다른 기술자·바람잡이들과 함께 피해자를 속였다.
일당은 피해자의 주의가 산만한 틈을 타 사전에 승자로 정한 사람에게 필요한 패를 골라 건네주거나 미리 특정 순서가 정해진 카드 패를 쓰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또 카드 패를 돌리는 딜러가 특정한 패를 손바닥 밑에 숨기고 일당에게 몰래 빼서 주는 ‘카드 밑장빼기’,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정해진 각본대로 이행하는 ‘신호전달’ 등 사기도박 수법을 동원해 피해자를 속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2년 넘는 기간 사기도박에 빠져 16억 원이 넘는 거액을 잃었고, 그 사이 가족도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다만 피해자 역시 가족과 지인의 만류에도 상당 기간 도박을 계속한 점을 참작해 피고인들의 양형을 기준보다 다소 감경했다”고 판시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