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도 시스템은 갖췄지만
- 조교사 통한 개별 고용 여전
- 노조 “마사회 나서야 처우 개선”
렛츠런파크 부산경남(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벌어지는 잇단 ‘죽음의 릴레이(국제신문 지난 2일 자 2면 등 보도)’를 막기 위해서는 조교사협회에 의한 집단고용 체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마사회의 임금 보전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를 위해서는 마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데도 마사회 측은 난색을 보여 대책 마련까지는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지부는 4일 부산경남경마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어 지난달 29일 숨진 문중원 기수를 추모하고 기수와 마필관리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노조 말을 종합하면 2005년 부산경남공원 개장 후 발생한 총 6건의 극단적 선택에는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처한 열악한 현실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17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마필관리사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한 뒤 우여곡절 끝에 뒤늦은 지난해 9월 조교사협회가 창설됐고, 올해 4월에서야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부산에서도 집단고용이 첫걸음을 뗐다. 조교사협회가 생기기 전까진 마방을 받은 조교사가 마필관리사를 개별 고용하는 방식이었으나, 이제는 협회가 집단으로 고용한 뒤 각 마방에 인원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기수와 마필관리사는 단체협약 체결과 집단고용을 통해 고용 안정과 임금 인상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처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다. 공공운수노조 부산지부 소속 고광용 부산경남경마공원 부지부장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마필관리사는 고용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상금을 받지 않는 마필관리사의 한 달 월급은 220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며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또다시 누군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심지어 조교사 32명 중 3명은 협회에 가입하지 않았고, 6명은 가입했더라도 집단고용과 단체협약에 참여하지 않아 ‘허점’을 드러낸다. 나머지 협회 가입 조교사 중에서도 일부가 단체협약 적용을 막고자 마필관리사에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집단고용 시행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목소리가 강하다.
상황이 이렇자 노조는 마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또한 서울은 기수가 경기에 나가지 않고 훈련을 위해 말을 타도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마사회가 마필 관리사협회 기수협회에 협력금을 지급, 임금을 보전한다. 이런 보전 장치로 기수·마필관리사의 기본급은 300만 원대를 유지해 생계유지를 보장한다. 하지만 부경마사회 관계자는 “조교사협회나 개별 조교사에게 구체적으로 근로 조건을 개선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고 문중원 기수가 지적한 조교사 허가제도는 개선을 고려 중”이라며 “임금 보전 여부도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