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우 씨, 단식 24일째 쓰러져
- 부산시 오늘부터 ‘인권 기획전’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을 밝힐 근거가 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과거사법)의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탓이다. 자유한국당이 정쟁에 빠져 형제복지원 피해자 구제에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50) 씨가 단식 24일만에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최 씨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서울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농성장에서 최 씨를 진료한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 이보라 소장은 “최 씨가 가슴이 아프고 숨쉬기가 어렵다고 해 급히 농성장을 찾았다”며 “건강이 전반적으로 심각한 상태라 이송을 권유했고, 본인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난 6일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지붕에 올라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기간에는 물과 소금 외에 음식물은 전혀 섭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떠난 이후 농성장 입구에는 철조망이 설치됐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권 유린사건이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3000여 명의 장애인·고아 등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하게 한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이 운영된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으로 집계됐다.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을 위한 법률은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과거사법이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법사위 회의를 통과하면 같은 날 열리는 본회의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이들의 기대는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팀장은 “19대 의회 때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반대로 과거사법 통과가 무산됐다”며 “자유한국당은 형제복지원 문제 해결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2~10일 부산시청 1층 로비에서 ‘2019년 인권주간 기획전’(상처를 짓다)를 연다고 1일 밝혔다. 기획전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인 한종선 작가 그림 23점, 형제복지원 모형 전시를 주축으로 상처 치유에 작품활동을 한 작가(이강석·이유라·이난영·김신윤주·박미·엄문희·정진영)가 함께한다. 한 작가는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 할 정도로 끔찍한 인권유린이 자행된 형제복지원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2일, 5일, 10일 공개한다. 2일 특별행사 ‘상처를 말하다’에서 참여 작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