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중·고교생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한 결과 국어와 영어 수학에서 수업 내용을 대체로 이해한 보통학력 이상인 고교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교우관계, 경험 등에 만족하는 학생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보통학력 이상인 고교생 비율은 국어 77.5%, 수학 65.5%, 영어 78.8%다. 지난해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는 국어 81.6%, 수학 70.4%, 영어 80.4%가 보통학력 이상으로 평가됐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교 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자료 확보 목적으로 매년 실시한다. 2017년 이전에는 전국 중고생이 일제히 이 시험을 쳤는데, 경쟁을 부추겨 원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표집평가 방식으로 전환됐다. 올해 평가는 전국 481개 학교의 중3, 고2 학생 2만4936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13일 치러졌다.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고교생의 비율은 수학이 9.0%, 영어가 3.6%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각각 0.59%포인트, 3.6%포인트 하락했다.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4.0%로 올랐다.

　중학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82.9%, 수학 61.3%, 영어 72.6%였다. 수학에서 1.0%포인트 감소했으며, 국어 1.6%포인트, 영어 6.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중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4.1%, 수학 11.8%, 영어 3.3%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어에서 0.3%포인트, 영어에서 2.0%포인트 줄었지만, 수학은 0.7%포인트 늘었다.

　성별로 보면 중학교는 모든 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높았다. 고등학교는 수학만 보통학력 이상 남학생 비율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고교 모든 과목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지역 규모별로 보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고등학교 모든 과목에서 대도시가 읍·면보다 높았다. 특히 중학교 수학에서 대도시 학생 64.9%가 보통학력 이상인 반면 읍·면 학생은 51.88%에 그쳐 격차가 10% 이상이었다. 중학교 영어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대도시 75.4%, 읍·면 65.9%로 10%에 가깝게 차이났다.

　학교에 심리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는지와 교육환경에 얼마나 만족하는 지를 나타내는 ‘학교생활 행복도’에서는 ‘높음’ 비율이 중·고교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중학교는 지난해 62.7%에서 올해 64.4%로, 고등학교는 60.8%에서 64.7%로 높아졌다. 학교생활 행복도 조사가 처음 이뤄진 2013년과 비교하면 중학생은 20.8%포인트 고등학생은 24.3%포인트 상승했다.

　학생이 교과별로 느끼는 자신감 흥미 학습의욕 등을 조사하는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은 중·고등학교 모두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중학생은 수학에 대한 가치 부여, 고등학생은 국어에 대한 자신감·흥미·가치 부여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활용해 올해 3월 발표했던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초등 1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각 학교에서 진단해 보충한다. 진단 도구나 방법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교육부는 또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수학 기초학력이 다른 과목보다 떨어지고 자신감·학습 의욕도가 낮은 만큼, 활동·탐구 중심의 ‘제3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마련해 내년 1월 발표할 방침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