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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윤창호법이 제2의 윤창호 만들었다

거듭되는 음주운전 사망사고

  •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  |   입력 : 2019-11-18 20:00:1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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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씨 유족·친구들 애초 주장한
- 음주 사망사고 최저 형량 5년안
- 국회서 3년으로 줄여 법 개정
- 솜방망이 처벌 탓 사고 되풀이

- 하태경 의원 “음주운전은 습관”
- 치료 의무화 법안 발표 준비 중

22살 윤창호 씨가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목숨을 잃고 난 뒤 똑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 ‘윤창호 법’이 만들어진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최근 윤 씨가 사고를 당한 지역 인근에서 또다시 음주운전 사고로 60대 여성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쪽짜리’ 윤창호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교차로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글이 놓여 있다.  김영록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새로운 ‘윤창호 법’을 준비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하 의원은 “음주운전은 습관성이 강한 만큼 중독이라는 질병을 해결해야 한다. 법적으로 치료센터에서 일정 기간 치료를 의무적으로 받게 하겠다”며 “관련 법안은 마련됐고 발표 시기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해운대구 한 횡단보도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 씨는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윤 씨 친구들은 이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에서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냈을 때 법정형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높였다. 이후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에 관한 단속 기준도 면허 정지는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면허 취소 기준은 0.10%에서 0.08% 이상으로 강화됐다. 

하지만 이 법은 개정안부터 반쪽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를 거치면서 처벌 수준이 원안보다 완화된 탓이다. 윤 씨 아버지인 기현(55) 씨는 “애초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냈을 때 최저 형량을 5년으로 해달라고 제시했지만, 국회에서 3년으로 줄였다. 3년이면 집행유예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국회에서도 음주운전을 단순 실수로 여긴다”고 비판했다. 

사고를 접한 누리꾼들의 공분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윤창호 씨가 변을 당한 해운대구에서 이를 무시하는 음주운전 사고가 또 발생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번 사고로 윤창호 법을 만든 윤 씨 친구들은 분노와 함께 허탈감이 컸다고 토로했다. 윤 씨 친구인 이소연(23) 씨는 “친구들 모두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아직도 음주운전을 살인과 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광(23) 씨는 “너무 충격이었다. 창호가 숨졌던 장소와 불과 1.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자고 할지, 재발을 방지할 방안을 마련하자고 할지 오는 30일 친구들을 만나 앞으로 활동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숙취 운전에 대한 대응도 생각해보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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