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속옷·양말까지 빨게 한 ‘변호사 갑질’

부산변호사회 실태조사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11-14 23:02:12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변호사 사무실 직원 47%
- 고용된 변호사 45%가
- “직장 내 괴롭힘 경험했다
- 가해자는 상사·대표변호사”

A법률사무소에 근무하는 사무직원 B 씨는 대표변호사에게 “양말과 속옷을 빨아라”는 지시를 받았다. B 씨는 사업주인 대표변호사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C법무법인에 고용된 D 변호사는 상사 변호사로부터 “내 휴가에 맞춰 휴가를 가라”는 어이없는 말을 들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부산 변호사업계의 갑질 백태가 자체 조사를 통해 드러나 충격을 준다.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산하 노동인권소위원회가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등 직장 내에서의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갑질 문화 근절을 목표로 지난 9월 23일~10월 4일 시행한 이번 실태조사에는 변호사 22명과 사무직원 42명 등 64명이 참여했다. 표본(부산변호사회 소속 고용변호사 130여 명, 사무직원 수는 집계 안 됨)은 작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데도 정작 법조계는 둔감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무직원 42명 중 절반에 가까운 20명(47.6%)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변호사가 아닌 상급직원이 13명(65%), 대표변호사가 11명(55%)이었다. 최근 1년 내 겪은 괴롭힘 사례로 ‘인격을 모욕하고 소리를 질렀다’ ‘업무시간 외 행사에 참여하도록 강요했다’ ‘정치적 성향과 (상사가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를 강요했다’ 등을 들었다. 갑질을 당했다는 20명 중 과반(13명)은 ‘그냥 참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대응 수단이 없어서’(11명)가 가장 많았다.

고용된 변호사 22명 중 10명(45.5%)도 ‘괴롭힘을 당했다’고 대답했다. 가해자는 고용주인 대표변호사가 8명이었고, 고용주가 아닌 선배 변호사는 2명이었다. 갑질 사례로 ‘업무상 출장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다음 날 근무시간보다 일찍 출근하라고 했다’ ‘전화응대 업무에 훈계를 하겠다고 방으로 불러 두세 시간 동안 혼냈다’ ‘준비서면을 던지고 고함을 질렀다’ 등이 있었다.

부산변호사회 노동인권소위원장인 조애진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아서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고용된 변호사는 협회 차원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사무직원은 사각지대에 놓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직원은 ‘공공기관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42명 중 26명·61.9%)’고 응답했다. 대상 기관은 법원이 88.5%(중복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고, 검찰청(46.2%), 경찰서(11.5%)가 뒤를 이었다. 사례로는 ‘이유 없이 민원시간 지연’(14명)이 가장 많았고, ‘불필요한 서류·서식 요구’(10명) ‘폭언 폭행 인격모독 성희롱’(11명)이 있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6. 6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7. 7“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9. 9[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3. 3“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9. 9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0. 10“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