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가능한 펜스설치 등도 안해
- 시 “연말이라 예산 마련 어렵다”
멧돼지 도심 출몰 루트(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1면 등 보도)가 밝혀졌지만 부산시는 기존 대응만 되풀이해 사실상 무대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멧돼지의 잦은 도심 출몰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지만 시는 정부 대응책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14일 “멧돼지 종합대책을 세우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3월부터 광역시를 대상으로 시작한 ‘멧돼지 서식 밀도 조사’에 기반해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내년 2월까지는 포획단 활동 장려, 포획틀 상시 관리 독려 등 계획을 종전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10월부터 멧돼지 문제가 이어지고, 최근 멧돼지 출몰 루트가 확인됐음에도 시가 환경부 가이드라인만 기다리는 것은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펜스 설치 등은 지자체가 지금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기장군 유해야생동물기획포획단 정재윤 씨는 “출몰 루트 일부 구간에 2m 높이의 펜스만 쳐도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올 확률이 낮아지고 포획 성공률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여태껏 시가 고수하는 기존 방침도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시가 내놓은 멧돼지 출몰 대책인 포획틀은 지난 2년간 3개 구에 19개를 설치했지만 단 한 마리도 걸려들지 않았다.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측은 “포획틀 관리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여기서 나는 쇠 냄새 탓에 멧돼지가 피해 다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포획활동 장려 계획은 포획단 실정에 크게 어긋난다는 반응이다. 포획을 독려한다고 해도 자원봉사 성격으로 활동하는 단원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 보상금으로 책정된 1900만 원은 거의 소진 단계다. 한 멧돼지 포획 전문가는 “부산시가 주는 마리당 10만 원의 보상금에서 경비를 제하면 절반밖에 남지 않는다”며 “보상금을 올리거나 월급제 포획단을 꾸려야 적극적인 멧돼지 포획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연말이라 당장 예산 마련이 어렵다. 멧돼지 수가 전국적으로 늘다 보니 정부 도움이 절실하다”며 “시도 심각성을 인지하는 만큼 멧돼지 출몰 사태에 대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