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마니아 무단 침입 늘수도
- 비상시 자동개폐장치 설치 필요
- 해운대서 활강 러시아인 2명에
- 경찰, 출국정지… “또 점프땐 구속”
최근 부산 해운대구 고층 호텔과 주상복합건물에서 러시아인 A(37) 씨 등 2명이 옥상에서 뛰어내린 뒤 낙하산을 펼쳐 베이스점프(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1면 등 보도)를 하는 모습이 시민에 잇달아 목격됐다. A 씨 등은 건물 옥상까지 올라가는 데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13일 오후 국제신문 취재진이 해운대구 일대 빌딩을 점검했더니 3개 중 2개 빌딩의 옥상 문이 열려 있었다. 첫 번째로 찾은 32층 호텔의 엘리베이터는 카드키를 리더기에 인식하지 않으면 층수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하지만 인근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카드키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이동한 뒤 비상구 계단을 이용하면 옥상까지 무난하게 오를 수 있다. 옥상 출입문은 열린 상태였다. 두 번째로 찾은 26층 빌딩도 일반 엘리베이터는 카드키가 필요했지만 화물용 엘리베이터는 여타의 승인 절차 없이 원하는 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32층 호텔은 카드키가 없어도 엘리베이터 이용이 가능했다. 다만 옥상으로 통하는 문은 굳게 닫혔는데 이 문은 화재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열리는 방식이었다. 평상시에 출입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소방법에 따라 고층 건물 소유주는 화재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옥상 문을 폐쇄하거나 출입구 주변에 장애물을 쌓아둬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해 A 씨 사례처럼 건물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상황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부산은 전국에서도 초고층 빌딩이 가장 많다. 높이 200m, 50층 이상을 초고층으로 분류하는데, 부산에 초고층 빌딩은 모두 35개동이다. 현재 9개동을 더 짓는 중이다.
부산에서도 해운대구에 초고층 빌딩이 몰렸다. 44개동 중 28개동이 해운대구에 있다. 해운대구는 바닷가에 인접해 바다가 바라보이는 고층 빌딩이 많다. 이곳에서 조망하는 경치가 뛰어나 A 씨처럼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건물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사례가 더 나올 수도 있다. 해운대구에는 국제회의 등이 자주 열리는 벡스코가 있어 행사가 열릴 때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는 2016년 2월부터 아파트 등에 평소에는 닫혔다가 화재 등 비상시에는 자동으로 열리는 문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지은 아파트나 상가 건물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운대구를 비롯해 부산지역에 초고층 건물이 많은 만큼 옥상 출입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의회 김삼수(해운대3) 의원은 “관련 조례를 만들어 상가·숙박 건물의 옥상 문에도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옥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 씨 등 2명의 출국을 정지해 달라고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청해 승인받았다. 경찰은 지난 12일 오전 해운대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던 A 씨 등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데려와 조사한 뒤 당일 귀가 조처했다. 경찰은 A 씨 등에 또 무단으로 건물에 침입해 베이스점프를 하면 체포되고 구속까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 씨 등에 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